(2023 건설)부실시공·PF 충격파에 '휘청'
고금리·경기 부진에 건설사 줄도산 우려까지
해외 수주 낭보에도 투심 약화…자금조달 막혀
수익성 급감·국내 수주 반토막…안전문제도 '도마'
2023-12-26 16:23:05 2023-12-26 16:57:25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올 한 해 건설업계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했습니다. 해외시장에서 굵직한 사업을 수주하며 4년 연속 300억 달러 달성을 눈앞에 뒀지만, 고금리와 원자재값 인상, 악성 미분양 증가까지 건설업계의 하방 압력이 거세지면서 위기감은 고조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주택 사업이 부진해지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는가 하면 중견건설사인 태영건설까지 워크아웃설에 휩싸이는 등 연쇄 도산 공포를 키우기도 했습니다.
 
건설 공사현장 모습. (사진=백아란기자)
 
실제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26일까지 폐업을 신고한 종합공사업체 폐업신고 공고 건수(변경·정정·철회 포함)는 567건으로 작년 동기(340건)에 견줘 66.76% 증가했습니다. 월별로 따지면 평균 47곳의 건설사가 매월 문을 닫는 셈입니다.
 
여기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과 PF 부실 우려로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이 커진 데다 원자재 가격 인상과 미분양 증가로 착공 물량이 감소한 점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건설업에 대한 신용도가 악화한 가운데 투자심리까지 약화하면서 HL D&I, 한신공영, 신세계건설, KCC건설, 한양 등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을 채우지 못하는 건설사도 속출했습니다.
 
대형건설사 사정도 밝지만 않습니다. 주택 경기 악화로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의 올해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미청구공사액은 19조2848억원으로 집계되는 등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섭니다.
 
(표=뉴스토마토)
 
공사현장 안전과 부실 문제도 부각됐습니다. 올해 4월 GS건설이 시공 중인 인천 검단 아파트 공사현장에서는 지하주차장이 붕괴되는가 하면 DL이앤씨, 롯데건설, 한화 건설부문 등에서는 잇달아 사망사고도 나왔기 때문입니다. 인명피해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 2년이 다 됐지만 건설현장 사고는 끊이지 않은 것입니다.
 
이 때문에 무량판 구조 아파트와 건설사에 대한 불신의 눈초리가 깊어졌으며 DL이앤씨와 GS건설의 경우 공사현장 안전 문제로 국감장에 소환되기도 했습니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건설업계는 고금리로 인한 사업비용 증가와 주택 구매여력 하락, 공사비 부담 상승에 따른 고분양가, PF 우발채무 이슈 재점화, 붕괴 사고 이후 안전 관리 실태 부각 등 다양한 부정적 이슈가 지배했던 한 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건설업 선행지표도 모두 하락했는데 고금리와 부동산PF 이슈가 장기화됨에 따라 자금조달 차질이 지속되면서 민간사업 진행이 특히 부진했다"라며 "하반기 들어 부동산 PF 롤오버 리스크 재부각되고 있어 내년에는 선별 연장, 사업재구조화 가능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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