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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강박 가구 돌본 강북구도시관리공단 "ESG 경영으로 한발짝"
적치가구 주거환경 개선사업, 내년부턴 1대1 매칭으로 확대
주민 위한 체육·문화 이벤트도 마련
내년에는 청각장애인 위한 공영주차장 개선 목표
2023-12-26 07:00:00 2023-12-26 07:00:00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저장강박 가구의 환경 개선 봉사는 창립 26주년을 맞은 강북구도시관리공단이 구민들에게 어떤 특별한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 중 하나입니다. 수해 작업 등 전국 단위의 봉사도 스스로 자원해서 다녔던 직원들이 이번에도 구민들을 위한 뜻깊은 봉사에 참여한 점이 참 감사하고 뜻깊습니다"
 
신승동 강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노조의 파업 등 우여곡절이 해결된 뒤 올해 창립 기념 행사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좀 더 뜻깊게 만들고자 했습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바로 어려운 이웃들을 한 번 더 돌아보는 계기라고 생각한 신 이사장은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강북구의 현안 중 하나인 '저장강박 가구'의 주거환경 개선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서울 자치구 중 저장강박 가구 비중 높아
 
이에 공단은 지난달 11월 저장강박 가구 2개소의 환경 개선 봉사에 나섰습니다. 처음에 주민들은 적치된 물건들이 사라진다는 생각 때문인지 크게 달가워하지 않다가도, 막상 깨끗해진 집을 보고 무척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정연히 강북구도시관리공단 감사팀장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북구에 저장강박 가구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공단 차원에서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참여했다"며 "주거환경 개선 작업을 하려고 해도 자신의 물건을 버린다는 인식 때문인지 거부하는 분들이 많아, 그런 분들을 설득해가며 작업했더니 깨끗해진 집을 보고 다들 좋아하셨다"고 말했습니다.
 
저장장박 의심가구는 집 안팎에 쌓아놓은 물건과 쓰레기로 비위생적인 환경에 놓인 가구를 뜻합니다. 사람 한 명 눕기도 힘들 정도로 집이 물건과 쓰레기로 꽉 찬 데다 악취 등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에 이웃들의 민원도 많습니다.
 
따라서 저장강박 가구에 대한 주거환경 개선 문제는 2020년 '강북구 적치가구 주거환경 개선 지원 조례'로 제정될 만큼 해결이 시급한 사안입니다.
 
하지만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정확한 집계도 어렵고, 봉사자나 복지사들이 주거환경 개선을 해줘도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는 일이 많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11월 강북구도시관리공단이 주최한 심폐소생술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강북구도시관리공단)
 
가스감지기 설치·댄스 강습 등 다채로운 이벤트
 
처음에 창립기념 행사로 봉사를 시작한 공단은 이번을 계기로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내년에는 신규 사업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봉사 매뉴얼을 만드는 건 물론이고요.
 
저장강박 의심 가구 5가구를 선정해 5개 팀이 분기별로 방문하는 등 1대1 매칭 봉사를 할 예정입니다. 또 가구 구성원들이 커뮤니케이션을 어려워한다는 점에 착안해 생활 안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관내 네트워크도 지속적으로 연계할 예정입니다.
 
공단의 사회공헌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취약계층에 화재 방지를 위한 가스감지기를 설치해주거나 생리대를 기부하는 활동도 진행했습니다.
 
취약계층 말고도 일반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10가지 넘게 마련했습니다. 우이동 가족캠핑장을 한시적으로 무료 개방하하거나 심폐소생술 교육·건강댄스 무료 강습 등 스포스 프로그램도 마련했습니다. 고득점자에게 사은품을 증정하는 체력왕 선발대회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개최했습니다.
 
ESG경영미션으로 향한 발걸음
 
강북구 지역 발달장애인 9명을 선정해 사무보조, 도서관 사서보조, 청소, 환경정리 등 현장 실습도 지원했습니다. 관내 장애인의 자립 역량을 늘릴 수 있도록 일자리 경험 및 사회활동 기회를 제공한 겁니다. 현장실습으로 인한 인건비도 당연히 공단에서 지원했고요.
  
주민 편의를 내년 신규 사업의 하나로 지정하고 싶었던 공단은 청각장애인이 무인 공영·부설주차장을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입니다. 공영주차장(노외) 25개소 및 구립시설 부설주차장 3개소에 청각장애인용 안내판을 설치하는 겁니다.
 
강북구에 거주하는 청각·언어장애인은 2939명으로, 전체 장애에서 2순위를 차지할만큼 높습니다. 그러나 장애인 할인 및 정산기계 내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부재한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공단은 무인정산기 옆 청각장애인을 위한 안내판(플로우차트)을 제작·설치하고 결제 방법, 할인 적용, 주요 문의 및 상담은 문자 서비스로도 안내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무인결제시스템 자막 안내 프로그램 개발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신 이사장은 "내부적으로는 전 직원이 주민 고객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공단의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지역과 함께 발전을, 구민과 함께 미래로' 가고자 하는 ESG경영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또하나의 첫 걸음"이라며 "준비한 프로그램에 대한 호응과 만족도가 높았지만 미비한 점은 더욱 보완하고 발전시켜 정기적인 창립기념일 행사로 자리매김 하고자 한다"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11월 서울 강북구 강북구도시관리공단 앞에서 체력왕 선발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강북구도시관리공단)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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