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회동을 위해 종로구 해남2빌딩에 들어서며 입장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0일 만났습니다. 이 대표와 김 전 총리는 이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당 통합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두 사람의 회동으로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전 총리의 제3지대 연대 가능성은 더 희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 대표와 김 전 총리는 이날 오후 12시경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가졌습니다. 지난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 ‘길 위에 김대중’ 시사회에 함께 참석한 뒤 이틀 만에 만난 겁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배석자 없이 1시간 30분가량 이어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김 전 총리는 "준연동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습니다.
김 전 총리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어쨌든 간에 이낙연 전 대표와 물밑 대화를 해 이 전 대표가 처한 처지를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며 “통합·안정·혁신이 어우러져야 총선에서 좋은 결과가 온다고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단결과 통합을 위해선 이 대표가 바깥 목소리도 진지하게 경청해달라고 했고, 이 대표는 ‘잘 알겠다’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직접 기자들에게 브리핑한 김 전 총리와 달리 이 대표의 브리핑은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대신했습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당의 단합과 총선을 위해 산이든 물이든 건너지 못할 게 없다고 했다”며 “작은 차이를 넘어 큰길로 함께 가겠다는 입장을 말했다”고 했습니다.
또 “김 전 총리는 과거 야권 분열 시 선거 패배의 아픔을 이야기하며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며 “이 대표는 이런 말씀을 진지하게 경청했고 당의 어른인 김 전 총리의 많은 역할을 당부했다”고 했다고 합니다. 김 전 총리가 이 대표에 당 통합과 소통을 주문하고, 이 대표가 이에 호응하는 대화가 이뤄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와 김 전 총리의 회동으로 이른바 ‘3총리’ 연대는 한 발 멀어지게 됐습니다. 김 전 총리가 당의 단결 대상에 이 전 총리도 포함됐다고 언급한 만큼, 이 전 대표와 함께 당과의 ‘결별’ 행보를 보일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입니다.
이 대표는 오는 28일에는 정 전 총리를 만날 계획인데요. 이 자리에서도 김 전 총리와 유사한 맥락의 대화가 오갈 경우, 이 전 대표 신당 창당은 더 힘을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아직 이 대표와 이 전 대표가 회동할지, 말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 전 대표 신당을 향한 여론도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이날 공개된 YTN·엠브레인퍼블릭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낙연 신당’에 대해 50%가 부정적이었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84%까지 치솟았고,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 지역에서도 70%에 가까웠다.
같은 날 발표된 스트레이트뉴스·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63.9%가 ‘이낙연 신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83.8%로, 역시 80%를 상회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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