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6월..경제 '묘수는 없나'
물가는 뛰고 지갑은 얇아지고..서민 생활 주름
잘못된 경제정책에 설상가상..뒷북 정책으로 멍드는 경제
냉정한 상황인식 필요..과감한 개혁은 늦추지 말아야
2008-06-03 09:06:23 2011-06-15 18:56:52
한국경제가 적신호가 요란하다. 정국도 혼란스럽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2일 축하의 분위기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국민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정권퇴진 운동까지 벌이고 있는 등 정부 출범 100일의 광경은 참혹하다. 
 
◇ 물가는 뛰고, 지갑은 얇아지고
 
소비자물가는 7년래 최고치인 4.9%나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관리목표인 3.5%선을 비웃으며 서민들의 허리를 끊을 듯이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경상수지는 5개월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월평균 취업자 수 35만명을 낙관한지 불과 3개월여 만에 취업자 수는 20만명을 밑도는 등 한국경제의 빨간불은 쉴새 없이 깜빡이고 있다.
 
6월이 되면서 사정은 더 급박해졌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에 밀려 5월 발표할 예정이었던 공기업 민영화 방안 발표도 6월로 미뤄졌고, 한미자유무역협정(FTA)비준은 어떤 식으로든 6월 중에 가닥을 잡아야 한다.
 
법인세율 단계적 인하,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등 6월 중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법안도 산더미다.
 
정부도 놀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청와대와 행정부의 의사소통 부재와 의견조율 미비로 인해 이
명박 정부의 경제팀이 내놓은 거시정책은 '뒷북', '방관'이란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 잘못된 정책..설상가상
 
환율과 금리정책에서 타이밍을 놓쳤고, 방향도 잘못잡았다. 에너지와 원자제 가격이 솟구치는 상황에서도 고환율, 저금리 정책기조를 고집하면서 물가만 올렸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급한김에 서민을 위한답시고 정부가 내놓은 고유가대책도 뭇매를 맞았다.
 
지난 달 28일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고유가대책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에너지 바우처제도 도입, 유가보조금 지급기한 연장 등의 대책을 발표했지만 정부 내에서 조차 "서민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비판을 받았다.
 
부처간 사전 정책조정이 없던 관계로 이날 설익은 대책을 내놓았다가 호된 매를 맞고 추가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부총리제가 폐지되면서 경제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은 이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같은 세간의 분위기를 의식한 듯 정부와 여당은 3일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를 연데 이어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잇따라 열고 (여론을)만족시킬 만한 추가대책을 내놓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비슷한 시간 기획재정부에서도 제4차 서민생활안정 T/F회의를 개최해 주요 생활필수품의 가격안정대책을 점검하고 고유가로 인한 서민생활의 안정방안을 논의했다.
 
◇ 민심 이반..과감한 개혁 늦추지 말아야
 
그러나 문제는 정부도 뚜렷한 묘수가 없다는데 있다.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몇 가지 대책 가운데 유류세 인하가 대표적이지만 그다지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미 지난 3월 탄력세율을 10% 조정했지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조정의 효과가 없었는데 이번에 또 내릴 경우 유류소비만 부추길 것이란 일부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밖에 기대할 수 있는 민생안정대책으로는 민생사범에 대한 사면과 70∼80개의 국민생활불편 해소과제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분노한 민심을 달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일부 청와대 수석과 2~3개 부처 장관을 경질함으로써 민심 되돌리기를 시도하지만 역시 민심의 향방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난관에 부딪힌 것은 사실이지만 극복하지 못할만한 위기는 아니다"며 "경제상황에 대해 객관적인 분석을 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정부가 진퇴양난에 빠진 현재 경제상황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며 "그 후 적극적인 서민생활 안정정책을 펼치면서 규제완화, 감세 등 과감하게 개혁을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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