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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중국 투자 앞둔 유니드…중국 법인 실적 하락 '딜레마'
2337억원 투입해 중국 가성칼륨 등 증설
중국사업부, 올해 상반기 115억원 영업적자
EBITDA 전년 동기 대비 77.8% 감소 기록
2023-10-04 06:00:00 2023-10-04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6일 11:3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인택 기자] 유니드(014830)가 중국 공장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중국 공장 증설을 계획하고 있지만, 정작 중국 법인 실적이 부진해 연결 실적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유니드는 올해 들어 운전자본 관리를 통해 현금 유출을 막으며 현금성자산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러나 중국 법인 적자가 지속될 경우 차입금 조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성칼륨 증설 필요하지만…중국 시장 침체로 EBITDA 77.8% 감소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니드는 2337억원을 들여 중국에 가성칼륨 및 관련 유도제품 생산시설을 증설할 계획이다. 증설 규모는 1기 9만톤, 2기 9만톤으로 총 18만톤이며,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2기 완공은 2027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성칼륨은 탄소포집을 위해 사용하는 탄산칼륨의 원재료로 수전해용 전해질, 농약, 비료, 의약품뿐만 아니라, 태양전지, 아크릴로나이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등의 플라스틱 중합촉진제로 사용된다. 수익성은 주요 원재료인 염화칼륨 가격과 연동하는 경향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가성칼륨 시장은 약 200만톤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유니드는 최근 110억원을 투입해 울산 가성칼륨 공장 2만톤 증설을 완료했다. 이번 증설로 국내에서만 40만톤, 중국에서 32만톤 공장을 운영하게 되면서 글로벌 가성칼륨 시장 지위 1위를 지켰고, 중국에 18만톤을 추가 건설하면서 격차를 더 벌리려 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상각 전 이익(EBITDA)이 3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8% 감소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 사업부의 경우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연달아 영업적자가 발생하면서 자체 현금창출력 저하가 불가피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 사업부는 영업손실 115억원, EBITDA는 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와 러시아 덤핑 물량이 풀린 영향으로 파악된다.
 
사업 확대 과정에서 초기 계획이 틀어진 것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니드의 중국법인 5개 중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법인은 유니드 장수 케미칼(UJC)과 장수 OCI 케미칼(OJC), 유니드 상하이 엔터프라이즈 매니지먼트(USH, UCJ 및 OJC 지분율 각각 7:3) 3곳뿐이다. 쓰촨, 허베이 법인에서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쓰촨 법인의 경우 가성칼륨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었지만, 쓰촨성 환경 관련 지방조례 영향으로 투자를 취소하고, 신규 품목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쓰촨성에 건설하려던 가성칼륨 공장은 올해 1월 허베이 법인 설립 후 이관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가동률 조정해 현금 유출 방어…현금성자산은 전년 말 대비 14.0% 증가
 
가성칼륨 생산 규모를 늘리는 만큼 자본적지출(CAPEX)은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달리고 있고, 증가하는 추세다. 2018~2022년 CAPEX 평균은 586억원이었고, 지난해에만 834억원을 썼다. 올해 상반기 CAPEX로 빠져나간 돈은 6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3% 증가했다.
 
현금창출력이 약화됐음에도 불구하고 현금성자산은 1718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4.0% 증가했는데, 재고자산이 1791억원으로 1147억원 줄어들면서 조정영업현금흐름(OCF) 유입(1777억원)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제품과 저장품 재고자산은 각각 556억원, 147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9.1%, 13.0% 증가했는데, 원부재료가 752억원으로 59.2% 감소했다. 올해 중국법인의 상반기 평균 가동률(88%)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5%포인트 낮은 수치임을 고려하면 최대한 적자를 방어함으로써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보수적 경영기조 유지…시장 대신 금융기관 통해 증설자금 조달
 
증권가에서는 유니드의 중국 사업 개선 시기를 올해 4분기 이후로 보고 있다. 위정원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중국 내 염화칼륨 재고에 따른 부정적 래깅효과는 3분기 이후 소멸될 것"이라며 "염화칼륨 가격이 급등했던 22년 하반기에 확보했던 통상 2개월분의 염화칼륨 재고를 6개월분까지 확대했다"라고 밝혔다.
 
유니드의 재무안정성도 매우 우수한 편이다.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52%, 총차입금의존도도 25%에 불과하다. 단기성차입금으로 잡혀있는 3168억원 가운데 유산스와 수출환어음할인이 1412억원, 수입자금대출이 300억원으로 상당 부분이 수출입금융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실질적인 차입 부담은 더 낮은 것으로 해석된다.
 
유니드는 2004년 기업공개(IPO) 이후 금융기관을 통해서만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정관 한도도 각각 1000억원으로 제한적인 편이다. 유니드의 재무상태와 보수적 경영을 고려하면 이번 증설에도 금융기관 차입으로 일부 금액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유니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중국 공장 증설 관련 현금흐름은 자기자본과 금융기관차입으로 이뤄지고 있다"라며 "자기자본은 중국 UJC가 90%, 국내 법인이 10% 부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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