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운명의 날'
구속 여부 상관없이 '친명' 폭주
2023-09-26 06:00:00 2023-09-26 06: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또 한 번 운명의 날을 맞았습니다. 이번에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제1야당 대표에 대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습니다. 검찰이 2021년 9월 이른바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을 시작으로 전방위 수사를 한 지 2년 만입니다. 법원 결정에 따라 정치권 전반을 뒤흔들 일대 파장이 불가피합니다. 민주당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내전 상태에 들어간 상황인데요. 가결파 색출 작업에 나선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대표의 구속 여부와 관계없이 당분간 폭주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을 했던 천막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각이냐, 구속이냐'…일대 파장 불가피
 
서울중앙지법은 26일 이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합니다. 지난 23일 단식을 중단한 이 대표는 직접 법원에 출석할 방침입니다. 24일간의 단식으로 건강 상태가 많이 악화됐지만, 이 대표는 변호인과 함께 법정으로 향하기로 25일 최종 결정했습니다. 의료진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법원의 결정입니다. 이 대표의 구속 여부는 늦어도 27일 새벽 결정될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경우의 수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법원이 △혐의 다툼도 증거인멸 우려도 없다며 '기각'하는 경우 △혐의가 소명되지만, 증거인멸 우려는 없다고 '기각'하는 경우 △혐의가 소명되며 증거인멸 우려도 있다고 '발부'하는 경우입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구속 사유로 △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증거인멸 우려가 있을 때 △도주할 염려가 있을 때 등을 적시하고 있습니다. 통상적인 영장심사 고려 대상으로는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등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제1야당 대표가 도주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거인멸에 대한 염려'와 '검찰의 혐의 소명'이 이 대표의 구속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법원이 '혐의 다툼도 증거인멸 우려도 없다'고 영장을 기각할 경우 가결표 색출작업에 나선 친명계의 대대적인 반격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친명계는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 하루 전인 이날 온종일 비명(비이재명)계 압박전을 펼쳤습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체포동의안 가결파를 향해 "검찰과 윤석열정권에 놀아났다"며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습니다. 
 
'친명계 폭주' 속 기각 탄원서 161명 제출
 
특히 친명계 압박 속에서 '총 161명(이날 오후 2시 기준)'의 민주당 의원이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병상에 있는 이 대표를 제외하면 6명을 뺀 전원이 탄원서를 낸 셈입니다.
 
이 밖에도 민주당 당직자 175명, 민주당 보좌진 428명, 온라인 탄원서 44만5677명을 포함해 총 89만4117명이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을 요구하는 탄원서에 서명했습니다. 영장이 기각된다면, 검찰 역시 무리한 영장청구에 대한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입니다. 
 
법원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할 수도 있는데요. 이 경우 향후 재판에서 이 대표가 유죄를 선고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민주당 내전은 본격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이 대표의 거취는 물론, 당 지도부 책임론을 비롯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등을 놓고 계파 간 백가재명식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친명계는 비명계를 향해 "체포동의안 가결로 이 대표를 검찰에 갖다 바쳤다"라며 대대적인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됩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친명계의 색출 작업으로 한동안 당이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가결파인 설훈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생각이 다른 의원들을 해당 행위자로 몰아가고 있는 행위 자체가 민주당 분열을 획책하는 행위"라며 "당 지도부는 민주당 분열을 가속화시키는 언행이나 행위를 멈추고 당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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