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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뽕나무 열매 '오디' 소화 운동 개선 효과 확인
동결건조 오디 분말 위장관 이송률 측정
장폐색 쥐에 투여 시 이송률 82.4% 상승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 후 특허 출원 완료
2023-05-31 18:10:41 2023-05-31 18:10:41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뽕나무 열매인 오디가 소화·위장관 운동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농촌진흥청은 동의대학교 이현태 교수팀과 함께 진행한 연구에서 오디의 소화·위장관 운동 기능 효과를 확인했다고 31일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는 동결건조 오디 분말을 투여한 후 위장관 이송률과 위장관 평활근 수축력을 측정했습니다. 
 
위장관 이송률은 소화·위장관 운동이 얼마나 활발한지를 볼 수 있는 지표입니다. 위장관 평활근 수축력은 위장관 운동성을 정량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로 위장관 이송률과 더불어 장관의 운동 기능을 판단하는 데 이용됩니다.
 
장폐색 등 다양한 위장관 질환에 널리 사용되던 위장관 운동 촉진제 시사프라이드(cisapride)는 심장 부정맥 등 부작용이 밝혀져 판매가 중단됐습니다. 
 
현재는 시사프라이드보다 약효가 적은 메토클로프라마이드(metoclopramide)가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이를 대신할 위장관 운동 촉진제를 개발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농진청은 우리 농산물 중 오디의 소화 촉진 가능성에 주목해 우선 약물과 동결건조 오디 분말의 위장관 이송률을 비교했습니다.
 
정상 쥐에 메토클로프라마이드와 시사프라이드를 투여한 결과 아무것도 투여하지 않은 쥐보다 위장관 이송률은 각각 19.0%, 24.6% 높아졌습니다. 
 
또 정상 쥐에 동결건조 오디 분말(1g/㎏)을 투여한 결과 아무것도 투여하지 않은 쥐보다 위장관 이송률이 64.4%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메토클로프라마이드 적용 쥐보다 38.2%, 시사프라이드 적용 쥐보다 32.0% 높은 수치입니다.
 
농촌진흥청은 동의대학교 이현태 교수팀과 함께 진행한 연구에서 오디의 소화·위장관 운동 기능 효과를 확인했다고 31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오디. (사진=농촌진흥청)
 
위장관 운동 기능을 떨어뜨린 장폐색 쥐에 동결건조 오디 분말(1g/㎏)을 투여했을 때 위장관 이송률은 82.4% 높아졌습니다. 정상 쥐와 마찬가지로 장폐색 쥐에서도 동결건조 오디 분말을 적용했을 때 메토클로프라마이드보다는 37.9%, 시사프라이드보다는 31.4% 높았습니다.
 
동결건조 오디 분말 용량에 따라 위장관 이송률도 달라졌습니다. 쥐의 경우 0.3g/㎏, 60㎏ 성인 기준으로 환산하면 3g을 1회 먹었을 때부터 의미 있는 위장관 이송률 증가 효과(37.1%)를 보였습니다. 동결건조 오디 분말 3g은 생과로 약 10~40g, 오디 열매로는 4~8알 정도입니다.
 
농진청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과 함께 사람의 위장관 평활근 수축력을 측정했습니다. 
 
동결건조 오디 분말은 소장 2.9배, 대장 2.7배 등 위장관 평활근의 자발적 수축 운동과 소장 2.6배, 대장 1.9배 등 장신경계 지배를 받는 이동성 운동 복합체를 모두 증가시켜 쥐 실험에 이어 사람의 위장관 운동 촉진에도 효과가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Nutrients (IF=6.706)'에 논문으로 게재했고 특허 출원도 완료했습니다.
 
농진청 관계자는 "이번 연구로 오디가 소화·위장관 기능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밝혀져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개복수술 후 위장관 운동 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건강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 오디 생산 농가 수 증가, 안정적인 소득원 확보로 농가 소득 증가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상재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 부장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오디 관련 식품 개발과 신규 농가 대상 기술 지원, 오디 산업 기반 확대에 주력하겠다"며 "우선 오디의 유효 성분과 작용 원리 등을 밝힌 뒤 중·장기적으로 임상시험을 거쳐 관련 의약품 개발 가능성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오디를 대량 소비할 수 있는 산업화 기술을 계속 개발해 오디 농가의 소득을 높이고 우리나라 기능성 양잠 산업 발전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농촌진흥청은 동의대학교 이현태 교수팀과 함께 진행한 연구에서 오디의 소화·위장관 운동 기능 효과를 확인했다고 31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동결건조 오디 분말. (사진=농촌진흥청)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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