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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뮤직, LG유플러스발 오버행 주의보
LG유플, 지니뮤직 지분 5% 장내매도
매각 계획 없다던 유플…"재무적 판단으로 매각 결정"
잔여 지분 처분 가능성도…오버행에 주가 상승 걸림돌 지적
2023-05-31 06:00:00 2023-05-31 11:15:04
[뉴스토마토 박준형·신대성 기자] KT(030200) 계열 음원 유통 플랫폼 지니뮤직(043610)의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니뮤직의 3대주주인 LG유플러스(032640)가 지니뮤직 주가 급등을 틈타 주식 매도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대주주의 보유물량이 시장에 얼마나 쏟아질지 알 수 없는 만큼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자료=금융감독원)
 
LGU+, 지니뮤직과 계약 종료에 지분정리 나서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니뮤직 지분율을 기존 15.00%(737만8920주)에서 9.99%(580만7744주)로 5.01%포인트 줄였습니다.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5거래일에 걸쳐 장내에 매도됐으며, 총 157만1176주를 평균 4088원에 매각. 64억원의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LG유플러스와 지니뮤직의 관계는 지난 2017년부터 이어졌습니다. 지니뮤직이 실시한 267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15% 인수해 2대주주에 올랐으며, 같은 해 5월부터 유플러스 가입자를 상대로 지니뮤직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6년간 이어졌던 LG유플러스와 지니뮤직의 음원 스트리밍 계약은 지난 1월 종료됐는데요. 계약 종료와 함께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LG유플러스의 이번 지분 매각에 대한 시장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유플러스의 지분 매각이 지니뮤직 주가 급등이 있었던 직후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유플러스는 서비스 계약 종료 당시 투자 지분 유지 방침을 밝히기도 했었죠. 
 
지니뮤직 지분매각에 대해 LG유플러스 측은 상황에 따라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식의 황당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당시에는 지분 매각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지분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었다”면서도 “다만, 올해 5월 들어 사업이나 재무적으로 지분 매각에 대한 판단이 있었고 일정 지분을 매각하게 됐다”고 해명했습니다.
 
주가 급등 맞춘 장내매도…잔여물량도 처분 계획
 
앞서 지니뮤직은 지난 17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4995원까지 급등했는데요. 당시 지니뮤직이 아이돌 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의 음원 유통사라는 잘못된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당시 피프티 피프티의 음원 ‘큐피드(CUPID)’가 미국 빌보드 ‘핫(HOT) 100’ 17위에 오르며 관련주들이 부각됐는데요.
 
피프티 피프티 음원이 지니뮤직 브랜드로 미국 아마존뮤직에 유통되고 있다는 소식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지니뮤직이 미국을 포함해 50여 개 해외 음원 플랫폼에 피프티 피프티 앨범을 유통하고 있다는 연관성이 부각되며 주가가 급등한 거죠.
 
그러나 이는 잘못된 정보였습니다. 아마존에 피프티 피프티 앨범을 유통하고 있는 곳은 지니뮤직이 아닌 워너뮤직으로 아마존 측에서 지니뮤직 브랜드로 잘못 입력했다는 설명입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인해 주가가 급등했던 때에 맞춰 3대주주인 LG유플러스가 주식 매도에 나선 겁니다. LG유플러스의 장내 매도에 주가는 상승폭보다 더욱 크게 하락했습니다. 지니뮤직 주가는 지난 18일부터 26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며, 고점(4995원) 대비 21.32% 하락한 3930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이 기간 코스닥은 1.91% 상승했죠.
 
LG유플러스는 지니뮤직과의 계약이 종료된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남은 지분도 처분할 것으로 보입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사업제휴 기간 만료로 지분 처분하는 것이고 현재는 지니뮤직과 추가적인 사업제휴 계획이 없다”며 “남은 지분 처분에 대해선 아직 모르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장 지분 처분에 대한 특별한 계획은 없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남은 지분도 처분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표=뉴스토마토, 자료=한국거래소)
 
대주주발 오버행…주가 상승 걸림돌
 
LG유플러스가 보유하고 있는 지니뮤직 주식은 580만7744주로 발행주식총수(5811만5438주) 대비 9.99%에 해당하는 물량인데요. 잠재적 매도물량은 향후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도 물량에 대한 부담은 물론 주가 ‘고점’ 신호로 읽히기도 합니다.
 
지난해 6월 한전기술(052690)은 주가가 12.72% 급락했는데요. 한국전력(015760)이 재무개선을 위해 출자 지분 및 부동산 매각, 해외사업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실제 대주주의 지분매각은 이뤄지지도 않았으나 대주주의 대량 매도 가능성만으로 주가가 급락한 겁니다. 신규상장주들의 경우 재무적투자자(FI) 등 기존주주들의 보호예수 해제 시점을 앞두고 ‘오버행’ 이슈로 주가가 급락하기도 하죠.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니뮤직과 계약이 끝났고 추가적인 사업계획이 없는 만큼 언제 투자금 회수에 나서도 이상할 게 없다”며 “잠재적 매도물량에 대한 우려는 향후 주가 상승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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