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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광폭행보' 1년 원희룡…집값 안정은 여전히 '숙제'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장관, 부동산 규제완화에 '사활'
취임 1년 만에 집값 경착륙 '빨간불'…미분양 주택 등 과제산적
화물연대 총파업 등 '원칙론' 대응…'불통행정' 비판도
늦장 대응 일관 '전세사기' 피해 대책도 아쉬워
내년 총선 '차출론' 꼬리표…"현안에 집중" 선 긋기
2023-05-16 06:00:00 2023-05-16 06: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취임 1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는 현 정부의 주택·교통 정책을 관장하는 주무부처의 초대 장관으로 그 누구보다 바쁜 1년을 보냈습니다. 국토부의 방향키를 잡은 원 장관은 지난 1년간 부동산 시장에 겹겹이 쌓인 규제들을 걷어냈고 미래 모빌리티 준비에 속도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화물연대와 안전운임제에 관한 해법 및 전세사기 피해의 근본적인 대책 등은 각각 '불통행정', '늦장 대응'이였다는 부정평가도 받습니다.
 
원희룡 장관은 지난해 5월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온라인(유튜브) 취임식에서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통해 집이 신분이 되는 '현대판 주거신분제'를 타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원 장관이 당시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국토교통부)
 
말보다 '현장'…사상 최초 현직 '유튜버' 장관
 
부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원 장관은 타 부처 장관들보다 많은 현장 일정을 소화하기로 유명합니다. 상당수 주말도 공식 일정들로 채워집니다. 주요 현안마다 현장을 우선시하는 원 장관의 업무성향 때문입니다.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는 현 김영한 국토부 대변인을 보려면 세종청사가 아닌 원 장관 현장일정에 따라가야 만날 수 있다는 농담도 나옵니다. 과거 일주일 단위로 공지됐던 장관 일정은 원 장관이 온 뒤부터 전날 늦은 오후에 공지되는 형태로 바뀌었는데, 그만큼 원 장관의 예측 불가 일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정치인 출신답게 원 장관의 주요 강점 중 하나는 친화력과 소통능력이 꼽힙니다. 그는 현재 구독자 18만7000명을 거느린 유튜브 '원희룡TV' 채널의 주인이기도 합니다. 취임 후에는 유튜브 활동을 포기 못 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겸직을 허가받을 만큼 애착이 상당합니다.
 
그는 전세사기 대책 등 주요정책을 설명할 때나 해외건설 수주같은 성과홍보에 자신의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원 장관에게 유튜브 플랫폼은 일종의 소통 창구인 셈입니다. 최근에는 '한문철 TV(구독자 172만명)', '충주시(구독자 35.7만명)', '카라큘라 탐정사무소(구독자 63.3만명)' 등 대형 유튜브 채널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 직후 하락세로 돌아선 집값은 급기야 '경착륙'까지 우려해야 했고 전국에 쌓인 미분양 주택은 우리 경제 뇌관으로까지 불거졌습니다. 사진은 부동산 및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독이 든 성배를 든 '원칙주의자'
 
전임 장관들이 그러했든 원 장관도 국민들께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이루겠다고 공헌했습니다. 특히 집값 폭등으로 인한 성난 표심이 지난 대선에 적극 반영된 점을 고려할 때 집값 안정은 현 정부의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정부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금리, 심리, 공급 등 다양한 외부 요인이 어우러져 결정되는 집값 특성상 정부 정책은 하나의 변수에 불과했습니다. 원 장관 취임 직후 하락세로 돌아선 집값은 급기야 '경착륙'까지 우려해야 했고 전국에 쌓인 미분양 주택은 우리 경제 뇌관으로까지 불거졌습니다. 국토부 수장 자리를 '독이 든 성배'를 드는 것에 비유할 수 있는 이유도 그만큼 집값을 안정시키기가 녹록지 않기 때문입니다.
 
날개 없이 추락한 집값은 전세사기라는 또 다른 문제를 불러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칙주의자인 원 장관의 성향도 강하게 드러났습니다.
 
원 장관은 "모든 사기 피해는 평등하다"며 보증금 직접 지급 불가원칙을 끝까지 고수했습니다. 대신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이란 대안을 제시해 이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국가 보상' 선례를 남기지 않으려 했던 또 다른 이유는 올 하반기 역전세로 불거질 전국적 전세사기 문제도 염두에 둔 판단이었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외에 원 장관은 지난해 불거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과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등에도 무관용 '원칙론'으로 일관했습니다. 원 장관의 이같은 철학을 두고 일각에서는 대화와 타협이 없는 '불통행정'이라고 비판합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과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등에 무관용 '원칙론'으로 일관했고 전세사기의 또 다른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사진은 깡통전세 특별법 촉구하는 기자회견(좌)·화물연대 농성(우) 모습. (사진=뉴시스)
 
줄곧 따라다니는 '총선 차출론'…원희룡 "현안에 집중"
 
원 장관은 현 정부의 실세 각료로 통합니다. 지난 대선 기간에는 선대위 정책본부장을 맡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획위원장을 지냈습니다. 이 때문인지 최근 원 장관에 따라붙는 수식어 중 하나가 총선 '차출론'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현 정부의 최전방 공격수 중 한 명으로 활약한 만큼 내년 차출론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본인은 공식적 거리감을 유지하는 모습입니다.
 
최근 출연한 생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 장관은 "현안에 집중하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올 초 서울 동작구로 이사한 것을 두고는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지만, 그는 아내의 출퇴근 동선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내년 총선이 임박하면 원 장관이 결국 직을 내려놓고 여의도로 복귀할 거란 관측이 여전합니다. 여권의 3선 중진의원은 "(원 장관은) 지난 대선 때 당내 경선까지 오른 인물이다. 장관 경력에만 만족할 수 있겠냐"며 "적당한 시기가 되면 당도 주요 자원들에 출마 요청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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