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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경제 1년)수출·물가·재정·부동산 '적신호'…한국 경제 '총체적 난국'
국내외 주요 기관, 올해 경제성장률 일제히 하향 조정
4곳 전망치 평균 작년 2분기 2.6%→올해 1분기 1.55%
작년 10월부터 수출액 감소세…공공요금 등 고물가 지속
2023-05-01 12:00:00 2023-05-01 12: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정부가 진단한 한국 경제 상황이 '둔화 우려'를 넘어 '둔화'로까지 수위가 높아지는 등 적신호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수출·물가·재정·부동산 지표가 모두 부정적인 만큼, 한국경제호의 앞날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1일 <뉴스토마토>가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4곳의 1분기 경제성장률 평균 값을 낸 결과, 윤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2분기 2.6%에서 올해 1분기는 1.55% '쇼크'가 예상됩니다.
 
기관별로 보면 한국은행은 지난해 5월 2.4%, 8월 2.1%, 11월 1.7%, 올해 2월 1.6%로 점차 하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IMF는 지난해 4월 2.9%에서 7월 2.1%, 10월 2.0%로 전망했고 올해 들어서는 1월 1.7%, 4월 1.5%로 낮게 전망했습니다. 
 
OECD는 지난해 5월 2.5%, 9월 2.2%, 11월 1.8%에서 올해 3월 1.6%로 더 낮췄습니다. ADB는 지난해 4월과 7월 각각 2.6%로 전망했다가 9월 2.3%로 하향했고, 그해 12월에 이어 올해 4월 1.5%의 전망치를 내놨습니다. 
 
해당 기관의 월별 전망치를 분기별로 묶어 평균을 산출했으며, 1개 분기에 2차례의 전망치가 나온 경우에는 최신 수치를 반영했습니다. 다른 기관 중 지난해 5월 이후 분기별로 연속된 전망치가 없는 곳은 집계에서 제외했습니다. 
 
다만 IMF는 올해 1월 전망치 대신 4월 전망치를 계산에 포함했습니다. ADB는 1분기 전망치가 없었지만, IMF와 같이 4월 전망치를 평균에 포함했습니다. 
 
이들 기관의 경제성장률 평균치는 지난해 2분기 2.6%, 3분기 2.18%, 4분기 1.75%, 올해 1분기 1.55%로 계속 내려갔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넘게 하락한 것입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내리막을 걷는 기간 우리 경제의 각종 지표도 악화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인 수출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맞물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수출입 현황을 보면 지난해 5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4% 늘었습니다. 이후 6월 5.3%를 시작으로 수출액 증가율이 한 자릿수 머물렀다가 10월부터는 감소세로 전환했습니다. 
 
수출 핵심 품목인 반도체 분야의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7개월째 수출 감소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무역 수지는 14개월째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소비자물가도 지난해 최대 7%대까지 올랐다가 올해 들어 다소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고물가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5월 5.4%, 6월 6.0%에서 7월에는 6.3%로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곤 5%대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10개월 만인 올해 2월 4.8%로 내려왔고 3월에는 4.2%로 더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올해 2월과 3월 전기·가스·수도요금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8.4% 올랐습니다. 이는 전기·가스·수도를 같은 카테고리에 포함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0년 1월 이후 최대치입니다.
 
1일 <뉴스토마토>가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4곳의 1분기 경제성장률 평균 값을 낸 결과, 윤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2분기 2.6%에서 올해 1분기는 1.55% '쇼크'가 예상됩니다. 자료는 주요 기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변동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나라 살림살이 지표인 관리재정수지는 올해 2월까지 30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경기 위축과 기업 실적 부진에 따라 올해 세수 결손도 기정사실로 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월 올해 관리재정수지는 30조9000억원 적자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10조9000억원 늘었습니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나타내는 지표를 말합니다.
 
올해 1분기 누계 국세수입은 87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4조원 감소했습니다. 이는 역대 최대 감소 폭입니다.
 
3월 세수 진도율은 21.7%입니다. 올해 본예산 400조5000억원 중 3월까지 21.7%가 걷힌 것입니다. 최근 5년 평균인 26.4%보다 4.7%포인트 낮고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를 보면 전국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5월 6만3000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해서 하락하다 12월 2만9000건, 올해 1월에는 2만6000건까지 떨어졌습니다. 
 
이후 2월 다시 4만1000건으로 상승해 전월보다 59.9% 늘었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4.6% 감소한 수준입니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가장 부진한 지표는 수출이다. 무역 적자가 14개월 연속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IMF 외환 위기 이후로 처음"이라며 "무역 적자 규모 면에서도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 교수는 "어려운 대외 거래 여건을 우리가 스스로 개선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찾아야 할 돌파구는 신시장 개척에 있다"며 "세계 주요국이 경기 침체 국면에 진입한 것은 맞지만, 그 안에서도 뚜렷하게 회복되고 있는, 특히 리바운딩되고 있는 신시장을 타깃으로 수출 대상국을 확대하고 수출을 진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어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경제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현상 속에서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 우방국과의 경제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해 노력해야 한다"며 "미국 중심의 어떤 산업 진흥 정책에 우리 주력 산업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불리한 입장에 있지 않도록 하는 외교적 전략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1일 <뉴스토마토>가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4곳의 1분기 경제성장률 평균 값을 낸 결과, 윤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2분기 2.6%에서 올해 1분기는 1.55% '쇼크'가 예상됩니다. 사진은 부산 남구 감만부두.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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