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에 웃은 GS건설, 유동성 보릿고개 넘어가나
작년 미청구공사액 1.5조…전년대비 60%↑
분양 흥행에 부실 우려 낮지만 불확실성 내재
2023-04-07 06:00:00 2023-04-07 06:00:00
GS건설 사옥.(사진=GS건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GS건설이 분양 시장에서 호실적을 거두며 유동성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입니다. 전국 미분양 주택 물량이 8만 가구에 육박하며 위험 수위를 넘어선 상황에서 건설업 전반에 걸쳐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까지 존재하고 있어 수익성 저하를 방어하고 리스크를 통제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까닭입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GS건설의 미청구공사금액(계약자산)은 1조521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9488억원)에 견줘 60.3% 증가한 수준으로 증감률로만 따지면 삼성물산(-8%)·현대건설(15%)·DL이앤씨(-15%)·포스코이앤씨(28%) 등 시평 상위권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상황입니다.
 
미청구공사는 수주 직후 발생한 계약원가에 대해 발주자로부터 받을 예정인 계약자산으로, 미래 손실가능성을 추정하는 지표로 통합니다. 이는 주택·건설사업 수주와 해외 사업 확대 등으로 자연스럽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지만 공기 지연 등에 따라 현금흐름이 나빠지고, 확정손실인 대손상각비로 처리될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사의 잠재적인 부실 뇌관으로도 꼽힙니다.
 
현금·이익창출력 유지…리스크 통제 '관건'
 
도급공사별 미청구공사액을 살펴보면 건축·주택부문이 9560억원으로 전체의 62.8%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프라(4247억원)·플랜트(714억원)·ECO(501억원)·신사업(190억원) 순으로 많은 상태입니다. 현재 GS건설은 미청구 공사대금 증가가 대규모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미청구공사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축·주택부문의 경우 지난해 말 분양한 철산자이더헤리티지(767억원)를 비롯해 최근 공사비를 증액한 브라이튼(476억원)과 올해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신반포4지구재건축정비사업(672억원) 등이 포함된 상태로 선착공 현장 등에서 잔여 기성청구를 완료하면 공사비 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이유입니다.
 
GS건설 관계자는 “비중이 높은 건축·주택 부문 미청구공사의 경우 선착공으로 이뤄지다보니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것으로 부실에 대한 우려는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GS건설이 지난해말부터 경기 광명 철산자이더헤리티지, 서울 장위자이레디언트, 영등포 자이디그니티, 휘경자이 등 공격적인 분양에 나서 흥행을 거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리는 있습니다.
 
그러나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늘고 고금리로 주택경기도 완전한 회복세에 들어서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안심할 상황은 아닙니다. 주택 관련 원가부담 확대에 따른 수익성 저하와 현금흐름 창출 축소가 발목을 잡을 수 있어섭니다.
 
(표=뉴스토마토)
 
실제 GS건설이 계약자산에 대해 사실상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비용으로 인식한 대손충당금은 2737억3600만원으로 전기 말(2698억6000만원)보다 늘었고 매출액(12조2992억) 대비 미청구공사액 비중도 12.4%로 전년(10.5%)보다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237억원으로 25.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5548억원으로 14.1% 하락했습니다. 단기차입금 규모 역시 879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6% 급증했으며 부채비율은 211.6%에서 216.4%로 늘어났습니다.
 
물론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여타 건설사에 견줘 적지 않은 수준이지만 신규 또는 기존 주택사업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해외 플랜트 등 사업장별 상황에 따른 운전자금 변동성이 커진다면 현금·이익창출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운 셈입니다.
 
홍세진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현재 건설사의 차환 위험은 다소 완화된 상태이나, 투자심리 악화 시 동 위험이 재차 부각될 수 있다”라며 “재무부담을 악화시킬 수 있는 다수의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는 상황에서는 현금유동성과 재무여력 확보 수준이 충분하지 못한 건설사는 업황 침체 장기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고, 이는 신용도의 저하를 야기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공사비 인상이 반영된 신규 프로젝트들이 분양시장에서 순조롭게 소화되는지 여부와 신사업 부문 외형과 이익률의 개선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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