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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행 SRT 대전조차장역 탈선…"선로변형 알고도 못 막았다"
지난해 7월 1일 수서행 SRT 궤도이탈 사고…좌굴 발생 탓
사고 당시 승객 380명 탑승…11명 부상·69억원 피해액 발생
사고 발생 1시간 전 선로변형 발견…"통제·보수 이뤄지지 못해"
2023-04-03 11:22:37 2023-04-03 18:36:2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지난해 대전조차장역 인근에서 발생한 SRT 열차 탈선사고의 원인이 '선로변형'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사고발생 1시간 전 선로변형 사실이 발견됐지만 제때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정부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SR, 국가철도공단 등 관계기관에 안전권고 이행계획 계획을 제출하도록 조치했습니다.
 
3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발생한 경부고속선 SRT열차 궤도이탈 사고 원인은 서로 다른 레일을 이어 사용하기 위해 제작한 장대레일의 중계레일 부분에 좌굴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따라 여러 대의 열차가 통과하면서 선로변형이 확대됐다는 판단입니다. 좌굴이란 외부 온도 상승에 의해 레일이 팽창해 횡방향으로 급격히 부풀어오는 현상을 말합니다.
 
지난해 7월1일 부산을 출발해 수서로 향하던 SRT 고속열차가 대전조차장역 인근에서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당시 사고열차는 대전조차장역 인근 선로변형 발생 지점을 약 98km/h 속도로 통과하던 중 심한 좌우진동과 충격으로 열차 진행방향 2번째 차량의 앞대차 차륜이 오른쪽으로 최초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심한 좌우진동과 충격을 느낀 기장이 비상제동을 체결했지만 맨 마지막 10번째 차량의 앞대차 차륜도 추가로 궤도 오른쪽으로 이탈해 최초 탈선지점으로부터 약 338m 지난 지점에서 최종 정차했습니다. 
 
당시 열차 내에는 승객 380명이 탑승했습니다. 해당 사고로 승객 11명이 부상을 입었고 총 211개 열차가 운행에 지장을 받는 등 총 69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습니다.
 
3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발생한 경부고속선 SRT열차 궤도이탈 사고 원인은 서로 다른 레일을 이어 사용하기 위해 제작한 장대레일의 중계레일 부분에 좌굴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진은 당시 궤도이탈한 사고열차의 2·10번 차량의 차륜 지점.(사진=국토교통부)
 
특히 구조적으로 취약한 중계레일인데도, 당시 선로유지관리가 미흡했다고 봤습니다. 사고발생 약 1시간 전 선로변형이 발견됐지만 적절한 통제나 보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게 사조위 측의 설명입니다. 
 
사조위 관계자는 "사고발생 약 1시간 전 선행열차(KTX) 기장에 의해 선로변형이 발견됐지만 보고·지시·점검 등의 과정에서 관계자의 보고체계 미준수·부적절한 용어 사용·불명확한 점검위치 통보·점검 미흡 등으로 사전에 적절한 통제나 보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사조위는 코레일을 포함한 SR, 국가철도공단에 각각 5건, 1건, 3건 등 총 9건의 안전권고를 발행해 해당 기관에 통보했습니다.
 
코레일의 경우 중계레일이 설치된 1767개소에 대해 구조적 취약점을 보완하거나 취약개소로 지정해 관리하도록 했습니다.
 
SR에는 선로의 변형 발견·감지 시 긴급 정차 판단기준을 마련하고 보고·지시·점검 등 과정에서 관계자가 적절히 조치하도록 관련 규정 및 매뉴얼을 보완한 후 체계적인 교육·훈련 등을 시행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외에 국가철도공단에는 도상 침하 및 뜬 침목 발생 가능성이 높은 중계레일의 구조적인 취약점을 개선하거나 보완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청했습니다.
 
사조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와 관련해 각 관계기관에 조사보고서를 송부해 안전권고 이행계획 또는 결과를 제출토록 했다"며 "정기적으로 안전권고 이행 상황 점검을 통해 유사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지난해 대전조차장역 인근에서 발생한 SRT 열차 탈선사고의 원인이 철도 선로변형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당시 사고 발생 직후 차량정비를 위해 현대로템 창원공장 인근 신창원역에 도착한 사고 차량 모습.(사진=SR)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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