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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경력채용 3배수 지원…이것도 감지덕지?
6년만에 회계사·IT직군 채용 나서
내부선 취업제한 등 단점 불구 대거 지원
2023-03-14 06:00:00 2023-03-14 06: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금융감독원이 6년여만의 대규모 경력채용을 단행한 가운데 모집인원의 3배수 가량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기관치고 경쟁률이 낮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취업제한과 같은 패널티에 비해 급여가 많지 않은 실상을 감안하면 내부에서는 생각보다 지원자가 많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6일까지 경력직 채용공고와 원서접수를 진행했습니다. 모집분야는 회계사 8명 이내, 그리고 IT분야에서는 7명을 포함해 총15명 이내로 선발할 예정입니다. 업무경력이 3년 이상의 경력자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서류심사와 2차에 걸친 면접심사를 통해 4월 채용이 목표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경력직 채용은 금감원으로서는 6년만에 진행한 것으로,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각 직군별로 모집인원 대비 3배 이상이 접수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민간회사의 급여조건이 (금감원보다)좋은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급여조건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지원이 많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금감원이 경력채용에 나선 것은 2017년 이후 6년여 만입니다. 2017년 채용비리가 불거지면서 2018년부터 대규모 경력직 채용은 중단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IT전문가와 회계사, 변호사, 금융회사 검사·리스크 관련 전문가 등 60여명에 대해 수시 및 상시 채용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전통적 금융기관 외에 가상자산과 핀테크 업계 등 감독 분야가 방대해지고 있고, 금융리스크도 산재하는 상황에서 감독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상 금감원 공채 입사자의 경우 2~3년마다 순환근무를 하지만 경력 입사한 전문직군은 5년간 채용분야의 업무를 유지하게 됩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력직의 경우 전문성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같은 분야에서 5년 근무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3년 이상 경력자로 입사할 경우 경력에 따라 개인차는 있지만 5급 고참급이나 4급이 됩니다.
 
지난 2021년 헌법재판소가 금감원 4급 이상 직원이 퇴직 후 관계기관 취업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한 공직자윤리법에 대한 위헌 확인 청구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린 상황에서 금감원 내부에서는 경력직 모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일과 삶의 조화를 중시하는 이른바 '워라밸'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이어지며 '일은 고되고 급여는 짠' 금감원이 사람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신 외부감사법 시행으로 인해 회계사의 처우가 개선되면서 금융업계에서 회계사의 몸값이 높아졌습니다. 또 빅테크와 IT기업의 IT·보안 인력 등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고 복리후생 및 임금 조건 역시 비슷한 상황입니다. 금감원의 다른 관계자는 "일반직원의 경우 4급 선임조사역이 되는 30대 중초반부터 취업제한이 걸리면서 외부로의 이직에 제한이 생긴다"면서 "경력직은 입사하자마자 취업제한에 걸릴 수도 있어 (취업제한 조건은)여전히 부당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중기IT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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