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IPO 대해부)이커머스 1호 상장 꿈꾸는 '오아시스', 공모가 적정한가
최대주주 지어소프트, 공모주식 30% 구주매출…IPO 흥행엔 부담요소
시총 5조원 평가받던 경쟁사 컬리, 1조원 아래로 추락
IPO 시장 연초 분위기, 중소형딜에 자금 몰려…대어급 오아시스엔 숙제
2023-01-31 06:00:00 2023-01-31 06:00:0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시가총액 5조원으로 평가받던 경쟁사 컬리의 몸값이 1조원 아래로 추락한 상황에서 코스닥 상장을 준비중인 오아시스가 예상 몸값(1조원)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데요. 컬리가 상장을 철회한 상황에서 '이커머스 1호' 상장사를 꿈꾸는 오아시스의 적정 가치를 조목조목 따져봤습니다.
 
31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전날 오아시스는 주당 2만67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추정 시가총액은 7500억원 수준입니다. 이번 청약에서 오아시스의 공모가 희망밴드는 3만500~3만9500원이며 예상 시가총액은 1조~1조2535억원인데요. 공모가가 밴드 내에서 정해지면 최소 1조원의 가치를 평가받게 됩니다. 

증권신고서를 보면 오아시스의 희망공모가 산정을 위한 유사회사(피어그룹)으로 남미의 핀테크 플랫폼 '메르카도 리브르(MercadoLibre)', 싱가포르에 설립된 동남아시아 지역 최대의 이커머스 기업 '씨(sea)', 국내 업체인 쿠팡, 미국에서 설립된 세계 최대의 핸드메이드 전문 이커머스 플랫폼 '엣시(Etsy)' 등 4곳을 선정했습니다.

주당 평가가액 산출을 위해 오아시스는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EV/Sales) 3.77배를 적용했는데요. 엣시(6.69배), 메르카도 리브르(4.70배) 보다는 낮고 씨(2.34배), 쿠팡(1.36배) 보다는 높은 수치입니다. 여기에 할인율 22.7%~40.3%를 적용해 희망공모가 범위를 도출했습니다.
 
또 동종업체간의 매출과 시가총액, 시장점유율 등도 비교했는데요. 오아시스가 경쟁해야할 상대는 국내에서 쿠팡, 컬리, SSG닷컴, 네이버 등이 있죠.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아시스의 총 공모 주식 수(523만6000주) 중 신주 모집 366만5000주(70%), 구주 매출은 157만1000주(30%)다. (자료=금융감독원)
 
앞서 컬리가 상장철회를 했을 때 당초 예상 시가총액은 5조 수준이었습니다. 시장이 안좋기도 했고 적자규모가 컸던 나머지 현재는 매출의 1배도 안되는 1조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컬리는 지난 21년 기준 매출액이 1조5000억원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2177억원 적자입니다.
 
국내 시장보다 최소 2배는 고평가를 받는다는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의 상황도 녹록치 않은데요. 상장 당시 시가총액은 무려 100조원을 자랑했지만 현재는 36조원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지난 21년 기준 매출액은 21조원 수준이었고요. 시총은 매출액 대비 1.7배 정도 되네요. 영업이익은 1조1208억원 적자입니다. 
 
오아시스는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지난 21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569억원, 5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예상 시가총액은 1조원이니 매출액 대비 2.8배입니다. 전문가들은 시장상황에 따라서 고평가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IB업계 관계자는 "오아시스의 희망가 하단(1조원)은 이랜드 리테일이 작년 6월 오아시스 지분 3%를 인수하면서 평가한 시총 1조1000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라며 "고평가 논란이 나올 정도는 아니라고 보지만 최근 시장에서 대규모 구주 매출이 투자 매력을 반감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어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아시스는 현재 새벽배송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늘려나갈 방침인데요. 쟁쟁한 대기업들 사이에서 경쟁을 해야하는 만큼 쉬운 상황은 아닌 듯 합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교보증권)
 
국내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지난 2017년 86조8000억원에서 2021년 187조1000억원으로 성장했는데요. 향후에도 인터넷, 모바일 환경의 발달과 함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가파른 시장의 성장과 함께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또한 점차 심화되는 모습입니다. 또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아직까지 지배적인 시장 플레이어가 없는 상황입니다. 
 
교보증권에서 발간한 이커머스 시장 관련 리포트에 따르면 네이버가 지난 2021년 거래액 기준 약 19.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기록했으나, 2위인 쿠팡이 17.7%, 3위인 에스에스지닷컴 및 이베이코리아가 점유율 12.4%로 점유율의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한 강력한 오프라인 기반을 보유한 유통 대기업들도 지속적으로 온라인 점유율 확대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으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어 향후 경쟁 환경은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와 더불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내 거래액 1위 사업자인 네이버, 그리고 코스트코 코리아 또한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을 통해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경쟁 강도는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높은 구주매출도 IPO 흥행에는 부담 요소입니다. 이번 청약에서는 오아시스의 모회사인 지어소프트가 30%의 구주매출을 행사하게 되는데요. 비중이 높은 편이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총 공모 주식 수(523만6000주) 중 신주 모집 366만5000주(70%), 구주 매출은 157만1000주(30%)입니다. 공모가 하단 기준 479억원 수준이네요. 구주 매출은 최대 주주인 지어소프트가 보유한 물량입니다. IPO시 구주 매출 비중이 과도하면 공모 자금이 회사가 아닌 기존 주주로 유입돼 공모주 흥행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기관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종목은 현재 오아시스"라며 "1분기 공모주 가운데 가장 대어인데 관심도가 흥행몰이랑은 달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증시가 살아나며 공모주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 연초엔 소형딜만 즐비한 상태라 아직 (공모주 시장이 살아났다고) 예단하긴 힘들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IPO '빅딜' 흥행이 어려워지고 시총 1000억원 안팎의 중소형딜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오아시스 상장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인데요.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공모 시장에서는 비교적 몸집이 가벼운 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오아시스가 원하는 몸값을 받고, 순조롭게 IPO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