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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설 연휴 이후 큰 장 없다"…멈춰 선 분양시장
올해 분양계획 25.8만가구…2014년 이후 최저
둔촌주공도 계약률 간신히 70% 근접…수요 회복 불투명
시장 불확실성 고조…건설사 "리스크 최소화"
2023-01-25 06:00:00 2023-01-25 06:00: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설 연휴가 끝나고 올해 분양물량이 본격적으로 풀릴 예정인데요. 부동산 시장 불황에 아파트 공급량은 예년 대비 확 줄었습니다.
 
정부의 규제 완화, 대외여건 등 분양시장을 둘러싼 다양한 변수가 작동하고 있어 향후 흐름을 예측하기도 어렵습니다. 불확실성이 강한 탓에 건설사들도 갈피를 못 잡는 분위기입니다.
 
25일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국 민영 아파트 분양물량은 총 25만8003가구로 추산됩니다. 계획 물량 기준, 지난 2014년(20만5327가구) 이후 가장 적은 양이며, 지난해(41만6142가구)와 비교하면 38% 줄었습니다.
 
최근 9년 동안 실제 분양된 물량은 연평균 30만4910가구인데요. 올해는 공급계획부터 예년 수준을 크게 밑도는 가운데 실제 공급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여집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시점과 지역이 확정되지 않은 5만여가구는 계획 물량에서 제외했다"며 "이를 포함해도 최근 2년에 비하면 절대적으로 적은 물량"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는 40만가구 안팎의 공급이 계획된 바 있습니다.
 
 
 
◇ 지난해 분양시장 냉각…올해 전망도 '우울'
 
지난해부터 몰아친 분양 한파로 13만가구가 공급을 못하고 올해 이월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지난해 계획 물량의 31%에 해당합니다.
 
올해도 시장 전망은 여전히 어둡습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경기 침체 우려가 짙어 수요자들이 섣불리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분양시장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가 규제 완화에 힘입어 간신히 계약률 70%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일반분양 물량 4786가구 중 약 1400가구가 미계약된 것입니다. 이를 두고 평가가 갈리는 만큼 수요 회복세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경향이 있습니다.
 
미분양 적체도 문제입니다. 지난해 11월 말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5만8027가구에 달합니다. 이 중 80%가 넘는 4만7654가구는 지방에 분포해 있습니다.
 
올해 분양물량은 수도권 11만6682가구(45.2%), 지방 14만1321가구(54.8%)로 구성됩니다. 이미 미분양 물량이 1만1700가구에 이르는 대구에 1만5435가구의 공급이 예정돼 있는데요. 공급과잉 지역에서는 분양 일정 조율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현재 분양시장은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미분양 악재 우려가 공존하는 모습입니다. 정부가 강남3구와 용산구만 남긴 채 모든 규제지역을 해제하면서 청약, 대출, 세제 규제가 풀렸습니다. 실거주 요건 폐지와 전매제한 기간 축소를 통해 주택 매수 부담도 낮추도록 했는데요.
 
주택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는 규제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시장 흐름이 쉽사리 바뀌지 않을 전망입니다. 여 수석연구원은 "대출 금리와 경제여건을 고려할 때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기 어렵고, 시장 자체가 안 좋으니 투자수요도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올해 공급계획을 세우지 못한 곳들도 많은데요. 건설사들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부담이 큰 자체사업은 피하고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위주로 공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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