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에 원자재값 상승까지…중소건설사, 턴어라운드 쉽지 않네
삼부토건·KCC건설·HJ중공업·한신공영 등 원가율 90% 상회
매출 올리고도 남은 거 없어…"단기 차입금 상환, 리스크 쟁점"
2023-01-20 06:00:00 2023-01-20 06:00:00
서울 시내 모습.(사진=백아란 기자)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원자재가격 상승과 금리인상에 따른 주택 매매시장 위축으로 올해도 중소·중견건설사의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규제완화에도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 증가와 사회간접자본(SOC) 발주 감소 등 건설경기를 짓누르는 하방요인이 산적한 까닭입니다. 특히 매출을 올려도 원가를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차입금과 원가관리가 중소·중견건설사 앞날을 결정할 관건으로 지목됩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20~100대 건설사 가운데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을 공시한 건설사는 29곳으로 이 가운데 58.6%인 17개 건설사의 매출원가율(별도 누적 기준)이 90%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매출원가율은 매출액에 대해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로, 해당 수치가 높을수록 원가에 대한 비용이 늘고 수익성은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1조원을 번 건설사의 원가율이 90%라면 원가비용이 9000억원 지출됐다는 얘기입니다.
 
건설사별로 보면 작년 시평 70위인 삼부토건(건설계약으로 인한 수익)의 별도 기준 원가율이 101.7%로 가장 높았습니다. 삼부토건의 전체 원가율 또한 101.5%로 작년 동기(91.9%)보다 증가했습니다. 벌어들인 수익보다 내야하는 비용이 더 많은 것입니다.
 
삼성물산(88%), DL이앤씨(84%), GS건설(89%) 등이 80%대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원가율로 인한 부담이 더 큰 셈입니다. 전년대비 원가율이 가장 급증한 곳은 토목공사 전문업체인 엘티삼보로 87.4%에서 지난해 3분기 101.3%로 뛰었고 KCC건설은 90.98%에서 97.22%로 증가했습니다.
 
이밖에 성도이엔지(95.5%), 대우산업개발(94.2%), HJ중공업(93.8%), HL D&I(93.3%), SGC이테크건설(93.09%), 신세계건설(92.8%), 동부건설(91.5%), 한양(91.3%), 한신공영(90.9%) 등도 매출액 대비 원가율이 90%를 넘었습니다.
 
여기에는 원자재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 각종 비용증가로 인한 원가율 상승이 영향을 끼쳤습니다. 실제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148.70으로 2년 전인 120.22과 비교하면 23.6%, 1년 전인 2021년 11월과 비교하면 7.2% 올랐습니다.
 
(표=뉴스토마토)
 
문제는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증가하고, 건설사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매출 원가에 대한 부담은 중소·중견건설사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대형건설사와 달리 중소·중견건설사의 경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매각할 자산이 부족할 경우 실적 악화를 넘어서 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L D&I(구 한라)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67억원으로 전년대비 6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아이에스동서와 한신공영의 영업이익은 각각 820억원, 12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0.8%, 41%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한편 재무구조가 악화하며 돈을 벌고도 금융이자를 지불할 여력이 없는 건설사도 즐비합니다. 시평 27위인 KCC건설(별도기준)의 경우 작년 3분기 이자비용이 21억원에 달했지만 영업손실은 78억800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누적 기준으로 보면 45억원의 손실로 이자비용(52억원)에 달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HJ중공업의 올해 3분기 3800만원의 영업적자를 시현하며 3분기 이자비용(103억9300만원)을 밑돌았습니다. 특히 HJ중공업은 연간 기준으로 보면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상태입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우려보다 중소형사의 PF 리스크는 크지 않지만, 일부 건설사들의 단기 차입금 상환 리스크가 존재한다”라며 “단기로 갚아야 할 차입금, 사채 등 부채가 있어, 이들을 어떻게 롤오버 할 수 있을지가 유동성 리스크의 쟁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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