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한국무역협회)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국내 수출 기업 절반 가량이 올해 경영환경을 비관적으로 예측했습니다. 수출에 비상이 걸린 품목 중 하나는 반도체로 나타났는데요. 반도체에 대한 국내외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기업들도 많았습니다. 이에 따라 반도체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세제 지원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19일 한국무역협회의 '수출 기업의 2023년 경영환경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수출기업의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46.9%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은 16.9%에 그쳐 수출 여건이 올해에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품목별로는 화학공업제품(58.7%), 플라스틱 및 고무제품(56.0%),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52.0%) 업종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 역시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45.2%에 달했는데요. 반도체의 경우 국내외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응답률이 45.0%로 가장 높았습니다.
연구개발(R&D) 경쟁력이 중요한 반도체 및 전기전자 업종은 투자 세액공제가 시급한 것으로도 분석됐습니다. 조의윤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우리 수출 기업의 47%가 올해 경영 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 둔화, 공급망 애로, 환율·금리 변동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어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수출 기업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만큼, 세제 지원 확대, 노동시장 개혁 등 기업 수요에 대응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지난 10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반도체 등의 수출이 급감하면서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3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업황 둔화와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여파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 및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이 글로벌 100대 반도체 기업의 평균치(67%)보다 낮은 65%로 나타났습니다. 기업 효율성이란 투입한 원가·판매관리비와 매출·영업이익을 비교해 산출한 수치를 의미합니다.
지난해 반도체 효율성 수치가 가장 높은 국가는 75%를 기록한 대만과 일본이었습니다. 그 뒤로 미국 73%, 한국 65%, 중국 59% 등 순이었는데요. 한국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이 대만, 일본, 미국 등 반도체 주요 경쟁국에 비해 밀리는 모습입니다.
한국은 지난 2018년 87%로 1위였지만 2022년에는 22%포인트 내린 65%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그 원인으로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악화가 크게 작용했다"고 한경연은 분석했습니다. 특히 국내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이 경쟁국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미국·대만 등 주요국의 생산시설과 R&D, 인적자원 개발 등 대규모 지원에 상응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짚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매출은 2021년 5950억 달러에서 2022년 6017억 달러로 불과 1.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2021년에 전년 대비 반도체 매출 증가율이 26.3%였단 점과 비교해보면 눈에 띄게 성장이 둔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력인 메모리 업황 둔화로 감산 가능성이 대두된 삼성전자가 수급조절에 나설지 관심을 모읍니다. 삼성전자는 그간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조였지만 대규모 적자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이를 고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란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부터 삼성전자는 생산라인 재배치, 신규증설 지연, 미세공정 전환 확대 등을 통해 간접적 감산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감산효과는 2~3분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가 오는 31일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감산 여부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언급할 가능성도 흘러나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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