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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대한항공·아시아나, A380-800 과반 평균기령 넘겨
대한항공 10대 중 7대 아시아나 6대 중 4대
A380 기단 줄이고 인력 재배치할 듯
2023-01-10 16:47:00 2023-01-10 17:41:46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이 운영 중인 초대형 여객기 A380-800 절반 이상이 평균기령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380 평균기령은 비행기 나이로 10년입니다. 국토부는 항공기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평균기령을 정해두고 있습니다.
 
10일 업계 따르면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운용 중인 A380-800 10대 중 7대가 평균기령을 넘겼고, 아시아나항공도 총 6대에서 4대가 평균기령을 넘었습니다. 
 
항공법에 따라 항공사들은 항공기를 띄우기 전에 국토부에 항공기를 등록해야 합니다. 대한항공 A380-800의 HL7611, HL7612, HL7613 등 3대를 제외한 나머지 7대는 작년에 모두 평균기령을 채웠습니다.
 
대한항공 HL7614는 2011년 9월7일에 등록됐는데, 이 날짜 기준으로 11년이라는 평균기령이 적용돼 지난해 9월7일 이후는 평균기령을 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평균기령을 넘긴 대한항공의 A380-800은 7대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아시아나항공의 HL7626의 평균기령은 8년인데 등록된 날짜가 2014년 7월 24일이니 작년 7월24일부로 평균기령을 넘었습니다. HL은 한국 국적을 표시하는 국적기호로 한국에 등록된 항공기라는 의미이며 뒤 네 숫자는 등록기호로서 항공기별로 부여됩니다. A380-800이 항공기 모델명이라면, HL+숫자는 A380-800의 바코드가 찍한 하나의 제품이라고 이해하면 쉽겠습니다.
 
항공기는 사용연한이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항공기에 사용되는 모든 부품을 주기적으로 정비해 사용한계가 있는 부품을 교환하고 상태가 나빠진 부분은 교체 수리해 항공기 원래 상태로 복원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아무리 오래된 항공기여도 정비가 잘 된 항공기는 안전 성능에는 문제가 없어 계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항공기가 오래될수록 항공기를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게 유지하는 비용이 과다하게 지출되면서 경제성이 사라지게 되므로, 항공사들은 평균기령이 20년을 넘긴 경년항공기를 퇴출시키기도 합니다.
 
대한항공은 A380-800의 평균기령과 부품 상태 등을 고려해 기단을 점차 줄여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지난 2021년 8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A380을 5년 내 기단에서 퇴출하고, B737-8i도 10년 내 퇴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퇴출 배경을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항공업계에선 대한항공이 A380을 들여왔던 2011년과 현재를 비교했을 때 A380-800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합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A380-800을 도입했던 당시 글로벌 항공업계는, 초대형기를 활용해 최대한 많은 승객을 허브 공항으로 수송한 뒤 인근 서브공항으로 환승시키는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 전략이 유효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환승 없이 공항에서 공항으로 이동하는 ‘포인트 투 포인트(Point to Point)’ 전략이 대세로 자리하면서 인근 서브공항 환승 수요가 줄고, 이러한 영향이 초대형 여객기의 낮은 탑승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실제 대한항공은 14시간 비행이 가능한 A380-800을 뉴욕과, 방콕 2개 노선에만 띄우고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8대, 6대의 A380-800을 금융리스(임구)하고 있는데, 양사  기업결합 시 A380-800 기단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로 이 기재들을 운용리스로 전환할 것으로 풀이됩니다.
 
금융리스는 항공사가 리스사에게 돈을 빌려 일정 기간에 걸쳐 항공기를 매입하는 방식입니다. 항공기 한 대에 수천억원에 이르기 때문에 매입 기간도 수개월이 걸립니다. 이와 달리 운용리스는 항공사가 리스사의 자산인 항공기를 대여할 뿐 소유할 수는 없습니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모두 연비가 낮은 A380 기재를 축소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소유하고 있는 A380을 타 항공사에 대여해주는 방식으로 운용 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한항공이 A380 기단 축소 시 해당 항공기에 투입된 인력들은 회사가 도입 계획 중인 신형기에 재배치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항공은 2028년까지 B787-9 10대, B787-10 20대, B737-8 30대, A321 네오 30대 등 총 90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3년 4월 대한항공 직원들이 인천공항 대한항공 정비 격납고에서 A380-800 세척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A380 1대의 물세척에 들어간 양은 약 20톤이다.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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