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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통신업계 기상도 '흐림'…5G 중간요금제 확대에 금융권 진출까지
5G 중간요금제 늘리려는 정부, 이용자 다운셀링 발생하나
자본력 갖춘 금융권 이통사업 진출도 악재
매출 증가요인 줄어드는데…전기료 등 비용 증가 늘어날 전망
2023-01-01 09:00:00 2023-01-01 09:00:0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통신업계는 정부의 5G 중간요금제 다변화 요구와 금융권의 통신사업 확대 등 곳곳에 예정돼 있는 변수로 다사다난한 해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과 연계된 중간요금제를 또 출시해야 하는 압박 속에 자본력을 쥔 금융사업자들이 알뜰폰 진출에 나서려는 상황과 맞서야 한다. 사업 특성상 대용량의 전력 사용이 필수적인데, 정부가 전기료 인상 방침을 세우고 있어 수익성 유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의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는 생계비 부담 경감 방안 중 하나로 '5G 중간요금제 추가 출시를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 포함됐다. 이 일환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업무계획에 디지털 포용 확대 차원에서 5G 중간요금제 구간 다양화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현재 출시되지 않은 구간인 40~100GB 요금제를 예시로 들었다.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는 지난 2019년 4월 국내에서 5G 서비스가 처음 상용화될 때 10GB 이하 또는 110GB 이상으로 양분화된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였다. 이에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한다는 비판이 지속됐고, 지난해 8월 SK텔레콤 24GB·월 5만9000원, KT 30GB·월 6만1000원, LG유플러스 31GB·월 6만1000원의 중간요금제를 출시했다. 5G 중간요금제가 출시됐지만, 저가 요금제 가입자의 업셀링을 끌어냈다는 비판이 지속되자 정부가 본격적으로 요금제 확대를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중간요금제 출시가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지만, 통신사들이 꺼려왔던 40~100GB 구간으로 요금제를 세분화할 경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고가 요금제 이용자들의 다운셀링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종합이동통신 대리점 모습. (사진=뉴시스)
 
금융권의 알뜰폰 진출도 통신업계에는 악영향이다. KB국민은행 알뜰폰 브랜드인 리브엠 사례가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시장 진출 3년이 된 리브엠은 가입자를 늘리며 서비스 조사에서도 통신3사를 제쳤다. 컨슈머인사이트가 만 14~64세 3만5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하반기 이동통신 서비스 조사에서 리브엠 만족률은 78%다. SK텔레콤(61%), KT(47%), LG유플러스(51%) 대비 높다. 이르면 이달 토스 서비스를 하는 핀테크 업체 비바리퍼블리카가 토스모바일을 통해 알뜰폰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자본력을 가진 금융권의 진출이 늘어날수록 통신사의 가입자 기반은 약해질 수 있다. 
 
정부의 5G 중간요금제 확대 기조와 금융사업자의 알뜰폰 사업 확대라는 요소 외에도 전기료 인상이라는 악재도 남아있다. 회선 유지를 위해 대용량 전력 사용이 필수인 통신사들의 사업 특성상 전기료 인상은 수익성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지난 2021년 전기료 관련 지출을 살펴보면 통신3사는 총 9600억원을 지급했다. SK텔레콤 수도광열비 3506억원, KT 전력수도비 3643억원, LG유플러스 전력사용료가 2451억원 수준이다. 이전해 대비 2% 늘어난 수치다. 올해 전기요금이 오르면 이 비용은 더 증가,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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