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물산)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삼성엔지니어링이 신사업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친환경 미래에너지인 수소와 탄소중립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방점을 두고 신기술·사업 육성에 힘을 주는 모습이다. 특히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남궁홍 부사장(플랜트사업본부장)이 선임되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그룹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삼성벤처투자가 결성하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SVIC 61호)에 297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의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벤처투자펀드에 출자한 것은 지난해 3월 신기술사업투자조합(SVIC 51호)에 300억원을 투자한 이후 약 2년 만이다.
이번 투자조합 역시 신사업·신기술 관련 유망 벤처회사를 발굴·투자하기 위한 목적에서 추진됐다. 기존 정유·화학·가스 등을 주력하는 화공부문과 산업설비·인프라·발전·수처리 등 건설로 구성된 비화공 부문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출자는 투자나 비용발생 등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수시 조달하는 ‘캐피털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으로, 총 출자액이 300억원(삼성벤처투자 3억원 포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5~6개의 벤처기업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활용하는 블루수소 기술 개발을 비롯해 친환경 미래에너지인 수소와 탄소중립 등의 신사업 육성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베트남 수처리업체 DNP워터 지분 24%를 약 527억원(4100만달러)에 인수하고 롯데케미칼, 포스코홀딩스, SEDC에너지와 함께 말레이시아 사라왁 청정 수소 사업을 위한 900 MW 규모의 수력기반 재생전력 공급에도 나서기로 하는 등 수소와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시장에 힘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남궁홍 신임 수장 역시 신사업을 통해 경쟁력을 보일 필요가 존재한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기준 매출액은 7조1147억원, 영업이익은 4884억원으로 연간 실적 목표였던 8조5000억원(매출액), 6100억원(영업익)의 80%를 넘어서는 등 실적을 기록한 만큼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함께 중장기적인 지속 성장의 기반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져서다.
남궁 사장의 경우 화공 플랜트사업 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세계적인 탈탄소화와 친환경 에너지전환 수요에 발맞춰 수소, 에너지최적화, 탄소포집·이용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망도 밝은 상황이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후행한 중동 발주 확대와 화공 수주 기대감은 2023년에도 유효할 것으로 추정한다"라며 "건설업종 내에서는 주택 분양 사업 관련 리스크에서 자유롭고 탄소 중립분야의 수소(2024년 초 EPC 계약), CCS(2025년 초 EPC 계약) 등 신사업 추진 역시 점진적인 구체화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해 출자한 SVIC 51호의 경우 소진됐고, 이번 출자 역시 ESG 경영 강화 측면에서 추진됐다"면서 "ESG 관련 신사업을 지속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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