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기업체감경기…2년2개월 만에 '최저'
12월 업황 BSI 74…4개월 연속 하락세
경기침체 우려에 수출·내수 부진 영향
2022-12-28 13:30:21 2022-12-28 13:30:21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2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악화됐다. 글로벌 반도체·화학 제품 수요가 급감한 데다, 내수 부진의 영향이 컸다. 다음달 업황 전망 역시 2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2년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번달 전산업 업황 BSI는 74로 전달보다 1p 하락했다. 4개월 연속 하락세로, 지난 2020년 10월(74) 이후 최저치다.
 
BSI는 기업가들의 현재 기업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산출한 지표다. 통상 지수가 100을 웃돌면 업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100을 밑돌면 업황이 나쁘다고 답한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 다음달 전산업 업황 전망 BSI는 전월보다 4p 낮은 70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월(7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업황 BSI가 71로 전달보다 3p 하락했다. 지난 2020년 9월(68) 이후 2년3개월 만에 최저치다. 세부 업종별로는 전자·영상·통신장비는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인한 재고 증가 및 매출액 감소로 6p 떨어졌고, 화학물질·제품은 화학제품 스프레드 축소 및 글로벌 수요 감소로 11p 낮아졌다. 기타 기계장비는 건설, 철강 등 전방산업 업황 둔화의 영향으로 7p 내려갔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5p)과 중소기업(-2p), 형태별로는 수출기업(-1p)과 내수기업(-5p) 모두 하락했다.
 
다음달 제조업 업황 전망 BSI는 화학물질·제품(-7p), 기타 기계장비(-6p), 자동차(-6p)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1p 하락한 68로 집계됐다. 대기업(-4p), 수출기업(-3p)은 전월보다 하락한 반면, 내수기업은 전월과 동일, 중소기업(+2p)은 상승했다.
 
비제조업의 12월 업황 BSI는 건설업(-6p), 부동산업(-6p), 도소매업(-2p) 등이 떨어졌으나 정보통신업(+10p) 등이 상승하면서 전월과 동일한 76을 기록했다. 다만 다음달 비제조업 업황 전망 BSI는 도소매업(-5p),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11p), 전기·가스·증기(-12p)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5p 하락한 72로 조사됐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은 기업이 가장 많았다. 특히 제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내수 부진, 비제조업은 인력난·인건비 상승과 내수 부진 등을 우려했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12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에 비해 0.3p 상승한 91.7을 기록했다. 다만 ESI 원계열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순환변동치는 93.2로 전월에 비해 1.4p 하락했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12월 전산업 업황 BSI는 경기 불확실성 지속 및 수요 둔화 등으로 전월 대비 하락했다"며 "대기업의 경우 화학물질·제품과 일차금속, 전기장비, 기타기계장비 등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중소기업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에 따른 기업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많이 악화된 가운데, 고용과 투자마저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민간 투자의 경우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에서 내년 투자를 올해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기업이 등장하는 등 상당히 부진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투자가 줄면 고용이 위축되고 결과적으로는 민간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줘 우리 경제가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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