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사)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입주민·기관 등과의 소송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들어 금리인상과 주택 매매시장 위축으로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입찰담합에 의한 손해배상 소송과 아파트 하자보수와 관련한 소송이 늘어나면서 물어내야할 소송가액도 증가한 까닭이다.
특히 연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안전 관리 기조가 강화된 가운데 하자소송을 비롯한 손실보상, 이행 보증 등 분쟁에 대한 잠재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충당부채도 추가적으로 쌓는 상황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은 최근 한국가스공사가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포스코건설·대우건설·한화건설부문·두산에너빌리티·삼부토건·동아건설산업 등 13개사를 대상으로 제기한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건설공사' 입찰 담합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관련해 등 건설사가 공동으로 582억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1심 판결을 내렸다.
배상액은 입찰에 참여한 공구와 내부 지분율, 가담범위 등에 따라 상이하지만 현재로서는 DL이앤씨가 이자를 제외하면 약 108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두산에너빌리티 납부 예상분은 원금 99억원에 이자 28억원을 포함해 127억원이다. 대우건설 안분금액은 약 74억원(이하 지연이자 포함), 현대건설과 GS건설은 각각 70억원, 68억원 가량이 책정됐다.
물론 1심 판결이기 때문에 해당 건설사들이 항소한다면 향후 판결 금액이 줄어들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비용을 수반하는 소송은 건설사 전반적으로 법적·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대구지법 판결 갈무리.
국내외에서 부실시공 등으로 피소된 금액도 증가한 상태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삼성물산·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DL이앤씨·포스코건설·GS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SK에코플랜트·HDC현대산업개발 등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소송가액은 8조7820억원으로 전년동기(8조6530억원) 대비 1.5%가량 증가했다. 올해 3분기 피소건수는 1392건에 달한다.
건설사별로 보면 삼성물산의 피소건수가 249건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삼성물산이 피소된 소송·중재 관련금액은 6430억7800만원과 1조5522억6000달러로 나왔다. 여기에는 특수건설이 올해 6월 제기한 공사 설계승인 지연에 따른 비용보상청구 소송과 카타르 도하 지하철(Qatar Doha Metro Major Stations Architectural P-Sum Design and Engineering Services) 관련 미수금 청구 등이 포함됐다.
소송가액을 놓고 보면 포스코건설(별도 기준)이 피고로 진행 중인 소송이 3조8737억원(103건)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포스코건설의 소송 청구금액은 작년 3분기 3조2514억원에 견줘 19.14%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올해 10월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IBD) 개발을 놓고 미국 부동산 개발회사 게일인터내셔널이 제기한 국제분쟁(23억880만달러)이 국제상업회의소(ICC)로부터 기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담은 줄어든다. 현재 계류 중인 피소 사건은 △제3연륙교 한국전력공사 지중송전선로 손해배상 청구소송 △경산 펜타힐즈더샵1차 입주자대표회의 제기 하자소송 △부산 더샵파크시티 입주자대표회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이다.
(표=뉴스토마토)
GS건설의 경우 피소된 218건 중 전체 소송가액은 1조5079억원으로 작년 동기(1조7327억원)에 비해 감소했지만 연결기업 지분을 고려하면 6093억원에서 7498억원으로 가액이 증가했다. 대우건설이 피고로 계류 중인 소송사건은 227건으로 소송가액은 1조123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1% 뛰었고, 롯데건설은 공사 등과 관련해 84건(1576억6500만원)에 상당하는 손해 배상 청구 소송 등에 피소된 상황이다.
하자보수와 손해배상이나 소송 등에 대응해 쌓아두는 충당부채 또한 대부분 건설사들이 늘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보면 삼성물산의 경우 공사손실·하자보수·복구·소송관련 충당부채가 7899억원에서 9359억원으로 18% 상승했으며 현대건설은 9월 말 충당부채가 6796억원으로 16% 올랐다.
이어 DL이앤씨의 올해 9월말 법적소송 관련 충당부채는 128억원으로 1년 새 2배 넘게 늘었고 롯데건설 소송충당부채는 7억900만원에서 111억1200만원으로 급증했다. 이밖에 HDC현대산업개발과 현대엔지니어링(별도)의 분기말 충당부채는 각각 5133억원, 1607억원으로 57.2%, 3.3% 증가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소송의 결과가 실적에 미칠 영향은 예측할 수 없지만 계류 중인 소송 중 1심 또는 2심에서 패소한 경우 최근 판결 내용에 따라 충당부채를 설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가스공사 관련 판결에 대해선 “항소 실익 등을 고려해 향후 추가적인 소송절차가 진행될 경우 법적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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