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ESG 성적 보니…대형·중견사 '온도차'
시평 10위권 내 상장 대형사 4곳 A등급
중견사 대부분 A등급 하회…"인력·비용 투입 힘들어"
안전사고에 취약…"ESG 등급 한계" 시각도
2022-12-06 06:00:00 2022-12-06 06:00:00
아이에스동서가 올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표지. (사진=아이에스동서)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올해 건설사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적이 발표된 가운데 대형사와 중견사의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ESG기준원(KCGS)이 올해 기업들의 ESG등급을 평가한 결과,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 상장 대형건설사 6곳 중 4곳이 A등급을 받았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등이다. 이들은 환경·사회·지배구조로 구성된 세부 평가에서도 현대건설의 지배구조(B+)를 제외하면 모두 A등급을 획득했다.
 
대우건설은 B+, HDC현대산업개발은 C로 다른 대형사 대비 낮은 등급을 보였다. HDC현산의 경우 올해 1월 발생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로 사회 부문이 기존 B에서 C로 떨어졌다.
 
한국ESG기준원은 평가 대상 상장기업의 사업보고서, 지속가능성 관련 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ESG 평가를 실시해 매년 S, A+, A, B+, B, C, D 등 총 7개 등급 중 하나를 부여한다. 이듬해 3차례 ESG 이슈를 반영해 등급을 조정하기도 한다.
 
건설사들이 ESG 평가를 중요시 여기는 이유는 자금 조달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앞으로 투자자들이 ESG 역량을 보고 투자하는 경향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오는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이 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ESG 공시가 의무화되며, 2030년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전체로 ESG 공시 범위가 확대된다.
 
시평 10위권 밖 건설사 중에서는 DL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효성중공업이 A등급을 받았다. 특히 DL건설의 ESG등급은 B+에서 A로 상향 조정됐다.
 
DL건설 관계자는 "환경 부문이 B+이었으나 이번에 A를 받으면서 전체 등급이 올랐다"며 "환경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체계화하는 작업에 힘썼다"고 밝혔다.
 
반면 대부분 중견건설사들의 ESG 성적은 A등급 아래에 머물렀다.
 
B+등급으로 태영건설, HL디앤아이한라, 신세계건설, 아이에스동서가 있고, B등급은 SGC이테크건설, HJ중공업 등이다.
 
C등급에는 금호건설, 코오롱글로벌, 계룡건설산업, 동부건설이 이름을 올렸다. 한신공영과 KCC건설은 D등급을 받았다.
 
중견사 가운데 환경사업을 영위하거나 ESG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ESG 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이 비교적 양호한 성적은 받은 것이다.
 
태영건설은 지난 3월 ESG위원회 신설을 통해 ESG 경영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올해 ESG 업무를 전담하는 팀을 꾸리고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으며, 내년 ESG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지난 2019년 환경기업 인선이엔티를 인수한 이후 지속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환경사업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중견건설사에서 ESG 평가에 신경을 쓰기 쉽지 않다는 불만도 있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ESG 평가 항목에 맞춰 활동을 해야 하고, 각종 보고서도 내야 하는데 모두 인력과 비용이 투입돼야 하는 일"이라며 "규모가 큰 대형사거나 그룹 차원에서 지원을 받지 않는 이상 ESG 평가에 노력을 쏟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중대재해가 빈번한 건설업 특성상 ESG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HDC현산을 비롯해 삼성물산, DL이앤씨, GS건설, HL디앤아이한라, SGC이테크건설은 안전사고 발생으로 사회 부문 등급이 한 단계씩 하향 조정됐다.
 
다른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ESG 평가에 치명적인 것 같다"며 "현장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업종 특성상 최고 등급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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