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자금력 뇌관 되나…못받은 미청구공사액, 올들어 26% 증가
시평 10대 건설사, 미청구공사 12.5조…부실 우려 내재
현대건설, 미청구공사액 2조4585억원 '최고'
2022-11-16 06:00:00 2022-11-16 10:21:20
건설사 공사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건설사가 시공에 들어가고도 못 받은 미청구공사금액이 올해 들어 30%가량 증가하면서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레고랜드발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유동화증권(ABCP) 사태로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한 상황에서 잠재적 부실로 구분되는 미청구공사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재무구조상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금리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금융위기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포스코건설·GS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SK에코플랜트·HDC현대산업개발 등 상위 10대 건설사의 미청구공사금액(계약자산) 총 합계는 12조57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10조227억원)보다 25.5% 증가한 수치다.
 
미청구공사는 수주 직후 발생한 계약원가에 대해 발주자로부터 받을 예정인 계약자산으로, 미래 손실가능성을 추정하는 지표로 통한다. 이는 해외 사업 확대 등으로 자연스럽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지만 공기 지연 등에 따라 현금흐름이 나빠지고, 확정손실인 대손상각비로 처리될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사의 잠재적인 부실 뇌관으로도 꼽힌다.
 
통상 미청구공사 금액은 건설사가 추정한 공사진행률과 발주처가 인정한 진행률의 차이에서 발생해서다. 예컨대 건설사는 공사 진행률을 기반으로 기성금을 추산하고 이를 유동자산으로 인식하는데, 발주처와 이견이 장기화될 경우 일부를 확정손실인 대손충당금으로 반영하는 등 손해를 떠안아야해서다.
(표=뉴스토마토)

 
대형건설사의 경우 DL이앤씨를 제외하고 모두 미청구공사액이 늘어난 상태다. 건설사별로는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높았다.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액 규모는 2조4585억원으로 작년말(2조595억원)에 비해 19.4% 증가했다. 올해 3분기 현대건설의 별도 기준 매출액이 3조1304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청구공사가 분기 매출의 약 78.5%에 달하는 것이다. 연결기준 미청구공사액은 3조8239억원으로 4조원에 육박한 상황이다.
 
주요 프로젝트별로 보면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증설 관련 미청구공사액이 570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시공사업단 주관사로 들어간 둔촌주공 재건축 관련 미청구공사액은 진행률 36%에 미청구공사 총액으로 3286억으로 설정됐다.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SK에코플랜트다. SK에코플랜트의 미청구공사는 작년 말 5486억원에서 올해 3분기 1조110억원으로 84.3% 증가했다. 지난 2017년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알 만도스 원유비축기지 프로젝트(M 프로젝트) 등에서 공기가 지연된데 따른 결과다.
 
이어 GS건설 계약자산이 1조822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6.2% 증가했으며 대우건설 미청구공사금액은 32.8% 오른 1조2484억원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현대엔지니어링 미청구공사채권은 1조2868억원으로 28.2% 올랐고 HDC현대산업개발(8147억원)과 롯데건설(1조6427억원), 삼성물산(1조2661억원), 포스코건설(1조1513억원)의 미청구공사액도 각각 28.2%, 24.7%, 19.5%, 13.8% 증가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원자재값 상승, 금리 인상 등으로 미분양 우려가 늘고 상황에서 공사비 협상 문제로 중단된 둔촌주공 재건축사업과 같은 사태가 또다시 발생한다면 재무적 리스크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대외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미청구공사의 경우 건설사가 아직 공사비를 받지 못한 만큼 향후 잠재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화건설의 경우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와 약 10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나 공사대금 미지급 등으로 계약을 해지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주택 시장 회복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쉽지 않아 보이고 정책적인 모멘텀도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미청구공사는) 매출채권보다 회수기간이 길고 떼일 가능성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대금 회수에 실패하면 바로 손실로 전환된다”라고 설명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각종 세금 혜택이 풀리면서 비규제지역에 대한 구매력이 증가하게 된 효과로 비규제지역에서의 매수 심리가 회복돼 가격 하락 추세는 일시적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내년 이후 공급압박이 여전한 상황에서 추세적 반등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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