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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안정" vs "추가 인하 안돼" 실손보험료 줄다리기
금융당국, 물가안정 이유로 실손보험료 인하 압박
손보업계 "손해율 개선됐지만 자동차보험료 인하도 걱정"
2022-11-15 06:00:00 2022-11-15 06:00:00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실손보험료 손해율 개선을 바탕으로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이어 실손보험료까지 추가로 인하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어서 보험료율 개정이 필요한 3세대 실손보험은 연말에나 보험료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갱신 주기가 도래한 3세대 실손보험의 보험요율을 검토하고 12월 중반 이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실손보험의 경우 지금처럼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국민 생활에 미치는 요인이 크고 보험사 수익성과 건전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하게 여러 요인을 살펴보고 보험요율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12월 중순에서 12월 말 사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실손보험료 결정이 쉽지 않은 것은 금융당국과 보험사의 입장차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실손보험료가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반영되는 만큼, 물가 안정을 위해서 실손보험료 인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자동차보험료 역시 같은 이유로 지난 6일 열린 민생금융점검 당정협의회에서 인하 요구가 있었다. 결국 손보업계는 인하 가닥을 잡게 됐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CPI에 실손보험료가 미치는 영향이 크고 자동차보험과 달리 실손보험은 손해율 문제로 인해 최근 몇 년간 두자릿수의 보험료 인상이 있었다"며 "금융당국이 실손보험료 인상 문제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손보험료 인하론의 발목을 잡았던 보험사 수익성 문제도 다소 해결되면서 인하 압박이 더 거세지고 있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손보사들이 장기보험 손해율은 개선되고, 당기순이익이 상승한 것이다. 삼성화재(000810)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3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고, 원수보험료도 지난해보다 1.8% 늘어난 14조9880억원으로 나타났다. 장기보험 누적 손해율은 81.0%로, 전년 대비 1.9%p 개선됐다. 삼성화재는 실손보험금 과잉청구, 지급심사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제도가 강화되면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상(001450)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7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증가했다. 장기위험손해율은 2.9%p 낮아졌는데, 과잉진료 단속으로 백내장 치료 관련 실손보험금 청구 빈도가 감소하면서 핵심 수익인 장기 위험손해율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현대해상의 설명이다.
 
DB손해보험(005830)은 실손보험 효과로 3분기 당기순이익이 크게 상승했다. 3분기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 오른 2545억원이었다. DB손해보험은 실적 상승의 요인으로 백내장 수술과 관련해 실손보험 손해액이 감소하고, 실손보험료율이 인상되면서 장기보험 손해율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DB손해보험의 3분기 장기보험손해율은 81.5%로 전년(84.1%)보다 2.6%p 낮아졌다.
 
하지만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료에 이어 실손보험료까지 인하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겨울철에는 손해율이 오를 수 있어 보험료 인하에 따른 여파가 우려스럽다"며 "실손보험 역시 과잉 진료로 인해 이미 손해율이 상승한 상태였기 때문에 앞으로 손해율이 더 낮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자동차보험 중개 업소 모습.(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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