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마창민 DL이앤씨 대표,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 (사진=각사)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연말연시 정기 인사철이 다가오면서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건설사 최고경영자(CEO)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주택매수심리가 꺾이며 건설업황이 부진해진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률도 감소하는 등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못한 까닭이다.
특히 올해부터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가운데 레고랜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하면서 유동성과 리스크 관리가 유임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포스코건설·GS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SK에코플랜트·HDC현대산업개발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내년 3월 대표이사 및 CEO의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GS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로 조사됐다.
최대주주인 허창수 GS건설 대표이사 회장을 제외할 경우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와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내년 3월 재신임 테이블에 오르게 된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롯데건설이다.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는 지난 2017년 수장에 오른 후 글로벌 건설사로의 도약이라는 목표 아래 롯데건설의 성장을 이끌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부도설에 휩싸이는 등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건설은 지난 8일 롯데정밀화학으로부터 3000억원을 단기 차입하는 등 최근 한달 새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등 계열사로부터 1조원을 수혈 받았다. 운영자금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주주 배정 유상증자 등 자금조달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강원도 레고랜드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 등으로 부동산PF 부실 우려가 높아지면서 건설사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올해 12월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신용연계 유동화증권 규모는 3조1000억원으로 계열사의 추가 자금 지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용산 한남2구역 시공권을 놓고 대우건설과의 수주전에서 패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하석주 사장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어서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의 연임도 관심이다. 한 사장은 포스코 계열사 사장단 중에서도 장수 CEO로, 꼽히기 때문이다. 통상 포스코건설을 포함한 그룹 산하 전 계열사의 사장 및 임원 임기는 1년 단위로 이뤄지는데 한 사장은 2020년 취임해 올해로 3년차다.
실제 2016년 취임한 한찬건 전 사장은 3년 만에 물러났고 실적 부진을 겪던 이영훈 전 포스코건설 사장도 3연임에 실패했다. 실적 부진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올해 3분기 포스코건설은 주요 건설사 가운데 영업이익 낙폭이 가장 컸기 때문이다.
주요 건설사 CEO 임기 현황.(표=뉴스토마토)
포스코건설의 영업이익은 작년 3분기 1110억원에서 올해 3분기 430억원으로 61.3% 쪼그라들었다. 매출에서 원가와 판매관리비 등을 모두 제외한 뒤 순이익을 비율로 계산한 영업이익률은 1.9%로 전년동기(5.5%)에 비해 3.6%포인트 떨어졌다. 자재가·외주비 상승으로 플랜트·인프라·건축부문의 수익성이 저하된 결과다.
이밖에 임기 2년을 맞은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의 유임도 주목된다. 지난 2021년 선임된 마 대표의 임기는 선임일로부터 3년 이내 정기주주총회 종료 시까지 2024년까지 직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2024년 3월까지 임기였던 조남창 DL건설 대표가 사임하는 등 변화가 있었던 만큼 마 대표의 행보도 보장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DL이앤씨의 경우 올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래 4번째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건설사 가운데 최다 사망사고 건설사라는 점에서 책임이 무겁다. 마창민 DL이앤씨 대표는 지난달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추가 예산 증액, 관리 인원 파견,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지만 공염불이 된 셈이다.
실적도 부진한 상태다. DL이앤씨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589억5000만원에서 1163억6600만원으로 55%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22.39% 떨어진 1600억원으로 나왔다. 누적 영업이익은 45% 줄어든 3767억2500만원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임원 인사는 11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정해진 임기보다는 실적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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