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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 11번가 상대 ‘부정행위 금지 소송’서 최종 패소
대법 “G마켓 ‘상품 2.0’, 독창적 성과 아냐”
2022-10-14 16:50:24 2022-10-14 16:50:24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이 11번가를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행위 금지 청구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형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 간 플랫폼 성과 도용 행위에 관한 첫 판단이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4일 G마켓이 자신들의 웹사이트 체계인 ‘상품 2.0’를 모방했다며 11번가를 상대로 청구한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설령 ‘상품 2.0’이나 ‘그룹핑 서비스’가 G마켓의 성과 등으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11번가가 단일상품 로드맵 등 자체 연구 성과 및 기존 오픈마켓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현재의 단일상품 서비스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11번가가 G마켓의 성과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개별상품 단위로의 등록구조 전환’이라는 아이디어는 공정위가 제시한 대안을 선택할 경우 가장 직관적으로 예상되는 조치”라며 “상품등록구조를 전환하게 되면 발생할 수 있는 판매자들의 이탈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유사 상품을 묶어 하나의 웹페이지에 현출시키고자 하는 ‘그룹핑 서비스’의 아이디어 자체는 전통적인 판매방식을 온라인에서 구현한 것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11번가도 이미 인식하고 있던 것이어서 특별히 독창적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구현하는 기술적 수단 역시 기술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을 만큼 고도화됐거나 독창적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결국 개별상품 단위 등록을 전제로 한 ‘그룹핑 서비스’는 G마켓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보호가치 있는 성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법원에 따르면 이베이는 2017년 5월 오픈마켓 웹사이트 체계인 ‘상품 2.0’ 플랫폼을 개발해, 이를 기반으로 G마켓과 옥션 웹사이트를 운영했다.
 
이전에는 오픈마켓 업체들이 여러 상품을 한 화면에 묶어 광고하면서 그 중 가장 저렴한 가격만을 표시해 소비자들을 현혹했다. 급기야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는 G마켓, 11번가 등 오픈마켓 업계에 이 같은 ‘기만적 가격표시’ 관행 개선을 요구했다.
 
G마켓은 공정위의 지적을 받아들여 자사 오픈마켓 웹사이트 최초 화면에 상품 광고를 묶지 않고 개별상품별로 광고하는 방식(상품 2.0)을 채택했다. G마켓은 상품 2.0을 운영하며 판매자가 개별 품목 단위로 상품을 등록하도록 강제했다. 한 화면에 자신의 상품을 묶어 노출하고 싶어하는 판매자에게는 자동으로 함께 노출할 수 있는 ‘그룹핑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런데 11번가가 내놓은 ‘단일상품 서비스’도 G마켓의 ‘상품 2.0’과 유사한 구조를 보였다.
 
이에 G마켓은 자신들의 투자와 노력으로 만든 성과를 11번가가 무단 사용해 경제적 이익을 침해했다며 부정경쟁행위 금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상품 2.0’을 만든 G마켓의 성과를 인정하되 11번가가 이를 무단사용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11번가의 ‘상품 2.0’ 체계 무단 사용 여부뿐 아니라 G마켓의 성과도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G마켓이 상고했다.
 
G마켓 '상품 2.0' 배열(좌), 11번가 '단일 상품 서비스' 배열(우). (제공=대법원)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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