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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국가경제 전략으로서의 메타버스
2022-09-30 06:00:00 2022-09-30 06:00:00
지난 2021년,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고 로블록스가 뉴욕 증시에 상장한 시점을 계기로 전 세계적인 메타버스 열풍이 불었다. 하지만 2022년에 들어 관련 종목의 주식이 급락하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우리는 국가경제라는 관점에서 메타버스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메타버스 경제에 대한 여러 글로벌 기관의 조사결과가 있으나, 보수적인 금융기관인 시티그룹 2022-03 리포트에 의하면 메타버스의 경제규모는 2030년까지 8~13조 달러, 1 달러 당 1200원으로 계산해도 약 1000조~1500조원으로 추정된다. 최근 환율이 급등했으니 이 규모는 더욱 크다. 글로벌 경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 정도 되니 국내 메타버스 경제규모는 200조~300조원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국내 메타버스 산업연관효과 추정 계수 1.58를 곱하면 메타버스 산업연관 효과는 300조~500조원의 추정치를 얻을 수 있다.
 
산업연관 분석을 해본 결과, 메타버스 영향이 큰 산업은 과학 및 기술관련 서비스업, 정보통신업 뿐만 아니라 운수업, 숙박 및 음식점업, 사업지원 서비스업, 부동산업, 기타 제조업, 금융 및 보험업 등도 큰 영향을 받는다. 고용 효과도 매우 커서 10억 원당 1명의 고용을 가정할 경우, 중간값으로 보아 약 40만명의 고용이 창출되고 전체 산업연관효과의 총고용유발은 2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수출 증가분은 45조~75조원, 수입 증가분은 40조~60조원으로 추정되었고 중간값 기준으로 무역흑자는 약 10조원으로 예측됐다.
 
구체적으로는 산업별, 기술별 메타버스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메타버스 분류체계를 공급과 수요 측면으로 구분, 접근했다. 공급은 C(Contents), P(Platform), N(Network), D(Device)의 기술 분류 방식으로, 수요는 기반 기술 산업과 활용 기술 산업 등으로 분류, 분석했다.
 
분석 결과, 기술 및 산업 별 정책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메타버스 콘텐츠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는 ‘K-콘텐츠’의 강점을 활용할 가능성이 기대된다.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은 초기 시장 선점 단계나 경쟁의 단계에 진입할 시 고품질 콘텐츠를 제공하여 생태계 확장을 해야 한다. 메타버스 콘텐츠는 사용자들이 만든 콘텐츠에 대해 소유권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나아가 인공지능 기술로 만든 저작물, 아바타의 행위에 대해서도 법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데이터, 인공지능(AI) 측면에서는 현실 공간과 가상공간의 융합으로 인해 데이터 관리 범위가 증대되고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으나, 개인정보 침해에 관련된 데이터 관련 빅브라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빅데이터 수집으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개인정보 침해에 관해 기술 발전 속도와 사회 환경 변화에 맞춘 새로운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
 
글로벌 가상경제인 메타버스의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여 메타버스 내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사용자 간 신뢰성을 담보해야 한다. 메타버스 비즈니스 모델 변화는 기술 발전과 맞물리며 진화하고 있고, NFT나 블록체인을 활용한 금융 거래가 메타버스 활성화에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 간 거래는 물론 불공정 거래 및 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제도 정비가 필수적이다.
 
메타버스 인프라 역시 주목할 분야다. 메타버스를 구축하기 위해 클라우드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으나, 현재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 MS,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플랫폼의 플랫폼으로 작동하는 이런 클라우드 시장에 국내 산업 전략이 필요하다. 메타버스 상에서의 모욕, 비하, 인신공격, 프라이버시 침해, 가상 공간에서의 상품, 건물 훼손 등과 같은 문제 대한 윤리적 가이드라인 확보 등 제도적 보완도 시급한 문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우리나라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어났다. 글로벌 경제 불안정, 미중간의 무역 갈등 심화, 인구절벽과 고령화 등과 같은 문제를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에서 정책 당국은 메타버스에 게임법을 적용하겠다는 등 규제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한국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찾을 대안으로 메타버스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25년 전 금융위기가 우리 경제의 인터넷 산업 전환을 가속했던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성민 벤처창업학회 회장·가천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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