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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혁신 중기를 만나다①)케이티앤씨, '홍채인식시스템' 대중화 나선다
초점거리 변하는 줌렌즈 사용…홍채 인식거리 40~100cm 늘려
홍채인식장치로 첫 NEP 인증 획득
2022-09-27 06:06:00 2022-09-27 12:44:40
산업통상자원부 소속기관인 국가기술표준원은 매년 3회에 걸쳐 신제품(NEP)과 신기술(NET)에 대한 인증을 진행한다. 이 가운데 신제품(NEP) 인증의 경우,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된 신기술을 적용해 실용화가 완료된 제품과 경제적·기술적 파급효과가 크고 성능과 품질이 우수한 제품이 대상이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신제품 인증을 획득한 중소기업을 찾아 기업의 혁신 기술력이 담긴 제품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홍채를 활용한 생체인증은 보안성이 높아 한때 스마트폰, 금융앱 등에 적용돼 인증수단으로 이용됐지만 이제는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화면과의 거리조절, 눈 위치조절 등 불편이 따르자 이용률이 떨어졌고 결국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인증수단에서도 사라졌다. 그러나 최근 한 중소기업이 홍채인증의 불편함을 해결하면서 효용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6일 케이티앤씨 직원이 홍채인식장치로 홍채를 인식시키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케이티앤씨(KT&C)는 지난 22일 홍채인식 범위 확장을 위한 홍채영상 획득기술이 적용된 홍채인식시스템으로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신제품(NEP) 인증을 획득했다. 홍채인식장치로는 케이티앤씨 제품이 처음으로 신제품 인증을 받았다. 26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케이티앤씨 본사를 방문해 기술의 핵심요소와 사업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본사에 들어서기도 전에 출입문 앞쪽에는 '우량기술기업', '서울시우수기업브랜드', '글로벌 강소기업',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의 현판이 기업의 기술력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출입문 앞에는 이번에 NEP인증을 받은 홍채인식장치가 부착돼 있어 등록되지 않은 외부인인 기자의 출입을 막아섰다.
 
26일 케이티앤씨 본사에 NEP인증서가 비치돼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케이티앤씨는 1997년 설립된 회사로, 디지털 테크놀로지 기술을 활용한 CCTV 제품·특수목적 산업용 카메라를 개발·제조해왔다. 그러다 홍채인식 기술이 불편함 때문에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얼굴 크기보다 훨씬 작은 크기의 홍채 영상을 짧은 시간에 확대해 인식하는 것은 고난도의 기술이었다. 특히 인식 거리가 좁고 인식 속도도 느린 점이 문제였다. 케이티앤씨는 카메라 연구개발을 해오던 터라 해당 부분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케이티앤씨는 홍채 인식거리를 40~100cm로 늘리고 인식범위도 60cm로 늘리는 기술을 지난 2020년에 개발했다. 인식화각을 -20~30도로 크게 개선했고, 인증시간은 2~3초로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양 눈을 화면 중간에 정확히 맞추지 않아도, 또 거리가 멀어도 인식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시기, 마스크를 벗지 않아도 비접촉으로 안전하게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26일 케이티앤씨 본사에서 홍채인식장치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변소인)
 
케이티앤씨는 초점거리가 변하는 줌렌즈를 사용해서 홍채를 트래킹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우선 사람이 접근하면 케이티앤씨 홍채인식 시스템은 비행시간거리를 측정하는 ToF(Time of Flight) 센서를 통해 940nm의 적외선을 사용, 사용자의 접근을 감지한다. 이후 사람에게서 반사된 빛을 감지해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한 뒤 보조조명을 이용해 광각 카메라를 통해 촬영된 영상에서 얼굴을 검출하고 눈의 위치를 찾는다. 눈높이에 맞춰 틸트를 조정해서 줌렌즈를 이동시킨 뒤 눈의 위치와 거리정보를 바탕으로 IR 스트로보의 조사량을 조절하고 줌렌즈 배율을 조정해 홍채정보를 획득하는 방식이다. 줌 제어 기술을 통해 홍채 인식거리를 대폭 늘린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재 일부 공공기관과 출입보안 경비업체에 홍채인식제품을 납품한 상태다. 
 
김영의 케이티앤씨 상무이사는 "사람의 홍채는 다 다르게 생겼다. 심지어 양 눈의 홍채도 다르게 생겼다. 홍채 하나당 닮은 홍채가 있을 확률이 10억분의1이니 양 눈이면 10억분의1 곱하기 10억분의1을 하면 훨씬 작아 같은 홍채가 있을 확률이 거의 제로"라며 "태어나서 만 18개월이 되면 홍채 패턴이 형성되고 사망할 때까지 홍채는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채인식시스템을 통하면 마스크, 화장 등에 상관없이 안전하게 인증을 할 수 있다"며 "공공기관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의무적으로 구매액의 20%는 NEP인증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데 홍채인식 출입통제시스템을 사용해 안전하게 출입을 관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케이티앤씨 본사에서 팬을 활용해 홍채인식장치를 개발하고 있는 모습. (사진=변소인 기자)
 
케이티앤씨는 공공기관 매출 확대를 예상하면서 내년도 홍채인식제품 매출 목표를 1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케이티앤씨의 매출은 73억34000만원이다. 현재는 수출비중이 93.6%에 달할 정도로 수출 위주의 기업이지만 홍채인식시스템을 통해 국내 시장의 판로를 새롭게 개척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홍채인식제품에 팬 기능을 추가해 인증범위를 50cm~2m로 늘릴 예정이다. 또 워크쓰루 기능으로 발전시켜 지나가면서도 홍채인식이 가능한 기술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케이티앤씨 측은 매출의 15%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하면서 기술 고도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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