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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경고등①)"수도권도 심상치 않다" 몸사리는 은행
지방발 미분양 먹구름, 경기 외곽까지
'건설사 연대 보증' 우량 사업만 취급
일부 지방은행 부동산PF 사실상 중단
2022-09-26 06:00:00 2022-09-26 0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리 상승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금융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취급 축소에 나섰다. 특히 미분양이 집중되고 있는 지방 소재 은행 뿐만 아니라 수도권에 거점을 둔 시중은행들도 미분양이 늘고 있는 지역의 경고 신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PF 대출에 대해 보수적으로 심사하며 올해 들어서는 PF 대출의 실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방은행의 경우 부동산PF 사업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A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PF 부문을 모니터링하면서 규모를 줄이기 시작했다"며 "수도권에서 진행되고 대형건설사가 연대 보증해주는 사업장 등 안전한 건의 경우에 한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마지막 내 집 마련 기회로 여겨지던 인천 지역의 송도에서는 올 들어 매매가가 수억 원씩 떨어지는 단지가 속출하는 가운데 청약시장에서는 미분양 단지도 늘고 있다.
 
B은행 관계자는 "서울·수도권 알짜 정비사업지 등은 지금도 사업성이 높기 때문에 안 뛰어들 이유가 없다"면서도 "지방발 미분양이 수도권 외곽부터 목격되고 있어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PF는 시행사가 아파트나 오피스 등 부동산개발사업을 할 때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일으키는 대출이다. PF는 사업부지 매입과 인·허가 등 운영자금에 필요한 자금을 단기로 융통하는 '브릿지론'과 착공 단계부터 준공 전까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본 PF'로 나뉜다.
 
은행의 PF대출 대부분은 '본 PF'로 진행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또는 대형 건설사들의 책임준공 확약 등의 보증이 있어서 다소 위험이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장기침체에 들어가면 분양이 저조할 수밖에 없고 분양수입이 적을 경우 PF대출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증권사 등 비은행권 뿐만 아니라 은행권의 부동산PF 대출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기마다 은행 PF대출을 점검하고 있지만 앞으로 모니터링을 보다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간 은행의 경우 대형 시중은행들 보다는 지방은행을 대상으로 중점적으로 점검을 진행해왔지만, 금융업 전반의 리스크가 커진 만큼 자본 건전성 등을 갖추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 증권사 등 비은행권 뿐만 아니라 은행권의 부동산PF 대출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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