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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의장 펠로시 방한…윤 대통령은 연극 관람
유승민 "연극 뒤풀이까지 하면서 미 의회 대표는 안 만난다?"
2022-08-04 10:06:43 2022-08-04 10:43:56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3일 오후 서울 대학로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뒤 출연진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방한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는다. 윤 대통령이 휴가라는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대학로에서 연극을 관람하는 등 서울에 머물고 있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윤 대통령과 맞붙었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에서 차지하는 펠로시 의장의 위상을 강조한 뒤 윤 대통령에게 지금이라도 만날 것을 강권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요지부동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3일 "펠로시 의장의 방한 일정이 윤 대통령 휴가와 겹쳐 만나는 일정은 잡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여권 일부에서 '조율 중'이라는 메시지가 나가면서 혼선을 빚었다. 이에 대통령실은 최종적으로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만남은 대통령의 휴가 일정 등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오늘 오전 브리핑 내용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윤 대통령의 여름 휴가를 이유로 사전에 양해를 구했다지만, 하원의장이 미국 정치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할 때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 윤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한 한미동맹 강화와도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더해졌다. 펠로시 의장은 미국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이다. 대통령 유고시 부통령에 이은 권력 승계자로서의 지위를 갖고 있다. 게다가 윤 대통령이 이날 저녁 김건희 여사와 대학로의 한 소극장을 찾아 연극을 관람한 사실이 대통령실을 통해 사진과 함께 공개되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펠로시 의장은 한국에 도착했을 때 우리정부 측 관계자가 의전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매우 불쾌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 전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학로 연극을 보고 뒤풀이까지 하면서 미 의회의 대표를 만나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냐"며 "동맹국 미국의 의회 1인자가 방한했는데 대통령이 만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미국의 상·하원 의원, 국무장관, 국방장관 등이 방한해도 역대 우리 대통령들은 대부분 이들을 만났다. 격을 따지지 않고 만난 것은 그만큼 한미동맹이 중요했고 이들의 역할이 중요했기 때문"이라며 "(더군다나) 미 의회의 대표인 하원의장은 미국 국가의전 서열로는 3위인데, 워싱턴 권력에서는 사실상 2인자다. 그런 중요한 인물이 한국을 방문하는데 서울에 있는 대통령이 만나지도 않는다? 휴가 중이라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3일 밤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 부부가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연극 관람 후에는 인근 식당에서 배우들과 식사를 하면서 요즘 연극계의 어려운 사정에 대해 듣고 배우들을 격려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주 서초동 사저에서 머무르며 여름 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당초 계획했던 거제 저도 일정은 취소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1일 브리핑에서 "댁에서 오랜만에 푹 쉬시고 많이 주무시고 가능하면 일 같은 건 덜 하시고 산보도 하고 영화도 보고 있다"고 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사진=연합뉴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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