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업 규제 개선에 속도를 내면서 보험사들의 헬스케어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낼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헬스케어 사업을 위해선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이 필수적인데, 개인민감정보를 민간 기업에 넘기는 데 대한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조치에 따라 보험업의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보험권이 다양한 사업모델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진입정책을 완화하고 부수·겸영 업무 범위를 늘리는 등의 제도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업계가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헬스케어 서비스다. 헬스케어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기존 수익구조만으로는 한계를 느낀 보험사들이 사업 확대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헬스케어 서비스 진출을 위해 ‘공공의료데이터’를 보험업계에 개방해달라 요구하고 있다.
현재 보험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승인을 받아야만 공공의료데이터를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보험사에 제공되는 것은 비식별처리된 가명 정보로 개인 추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심평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제한적인 정보로는 자체 건강의료데이터로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의료기관에 비해 보험사의 경쟁력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로 보험사들은 정보제공 제한을 허물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업계 규제완화 이슈에서 보험사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자회사 설립이고 그 가운데서도 헬스케어 서비스가 화두”라며 “헬스케어 산업에서 의료데이터를 확보한 의료기관과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보험사 역시 의료데이터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제한적으로 개인의 건강의료 정보를 보험사에 제공하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를 완화한다면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찬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변호사)은 “우리나라의 공공의료데이터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 높은 수준으로 고도화된 정보가 최고로 집적된 자료”라며 “데이터에서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비식별처리했더라도 그 외 민감정보를 단서로 다른 정보와 결합하면 충분히 데이터를 기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태훈 서울성모병원 교수도 지난 5월 ‘AWS 서밋코리아 2022’에서 “개인 민감정보를 비식별화, 가명화하더라도 법적으로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라며 “(비식별화하더라도)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기도 어렵다”고 우려를 표했다.
국가가 국민으로부터 확보한 개인정보를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기업에 제공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이찬진 실행위원은 “국민의 건강관리는 공공의료영역이 담당할 영역이라는 것이 국민건강보험법에 명실상부하게 명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의 건강 정보를 국민 개개인의 동의 없이 정부나 공공기관이 민간기업에 제공한다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의 취지에 어긋날 뿐 아니라, 건강관리를 국가가 아닌 민간 영역에서 책임지도록 하는 것은 사회 전체적으로 더 높은 비용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6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국민연금 건강보험 국가책임 강화 및 의료연금 민영화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공공의료데이터 활용 규제 완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국민 건강관리의 책임이 공적영역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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