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현행 법령은 집회 소음을 규제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부터는 소음 기준이 강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단속망을 빠져나갈 수 있는 허점이 있어, 주민 피해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단속 대상이 되는 소음 기준을 보다 엄격히 고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법제처에 따르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집회에서 확성기 등을 사용할 경우 허용되는 소음 기준을 지역과 주·야간별로 구분해 규제하고 있다.
10분 평균치로 계산하는 등가소음은 주거지역과 학교, 종합병원의 경우 주간(오전 7시~일몰 전) 65dB, 야간(일몰 후~밤 12시) 60dB, 심야(0시~오전 7시) 55dB까지만 허용된다.
공공도서관은 주간과 야간이 주거지역과 같고, 심야만 60dB로 더 높다. 이외 지역은 주간 75dB이하, 야간¬·심야는 65dB이하다.
최고소음은 주거지역·학교·종합병원의 경우 주간 85dB, 야간 80dB, 심야 75dB다. 공공도서관은 주간에 85dB까지 가능하고 야간과 심야는 80dB까지만 허용된다. 그밖의 지역은 모든 시간대에 95dB을 넘어선 안 된다.
경찰은 기준을 초과한 소음이 발생하면 기준 이하로 소음을 유지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그럼에도 소음이 기준치를 넘을 경우 소음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고,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에는 시위대 확성기를 빼앗아 일시 보관할 수도 있다.
이 시행령은 지난 2020년 12월 초부터 시행됐다.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등 일부 보수단체가 광화문과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를 이어가면서 주민의 소음 피해가 심각해지자 정부가 기존보다 소음 규제를 강화했다. 전에는 주거지역과 학교, 종합병원, 공공도서관의 경우 주간(일출 후~일몰 전) 65dB, 야간(일몰 전~일출 후) 60dB이었다. 그밖의 지역은 주간 75dB, 야간 65dB 이하였다.
소음 규제가 강해졌는데도 집회구역 인근 주민의 소음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등가소음과 최고소음의 허술한 단속기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회에서 측정된 등가소음은 기준치를 한 번이라도 초과할 경우 단속 대상이 된다. 그러나 일부 시위대는 등가소음이 10분간 평균 소음을 측정한다는 점을 노려 단속을 피한다. 10분 중 5분은 큰 소리를 내고 나머지 시간은 음량을 줄이는 꼼수를 부리는 것이다. 최고소음 기준은 1시간에 3회 이상 넘길 경우 단속을 받는다. 그러나 2회까지는 기준을 넘겨도 제재가 없다.
이런 탓에 소음 규제를 보다 엄격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에는 집회·시위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주로 특정집단의 이익을 위한 방법으로 활용된다”며 “소음 규제를 교묘하게 피해 소음 피해를 유발하는 집회를 막을 수 있도록 관련법령을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국회에서도 소음 규제를 강화하는 등 내용이 담긴 집시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일례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거지역 등에서는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집회를 열 경우 확성기 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이를 어길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도록 하는 개정안을 냈다. 민주당의 박광온 의원은 시행령에서 규정하는 소음 규정을 집시법에 명시하고 ,집회 소음이 타인 사생활의 평온을 해칠 경우 금지나 제한의 통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으로 개정안을 발의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규제가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를 과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하지만, 집회가 다른 권리를 침해해선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전학선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집회의 권리는 헌법 37조 2항에 따라 공공복리를 위해 법률로 제한할 수 있다”며 “집회의 자유는 타인의 평온한 주거를 누릴 권리,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가 지난달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앞에서 확성기를 이용해 원숭이 두창과 관련 천연두 백신 접종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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