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초폐기’ 백종천·조명균, 10년만에 유죄 확정
1·2심 뒤집은 대법, 재상고심서 징역 1년 집유 확정
법원 “결재된 회의록 초본, 대통령 기록물로 봐야”
2022-07-28 17:14:41 2022-07-28 17:14:41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사초 실종’ 논란으로 법정에 선 백종천 전 청와대 외교안보정책실장과 조명균 전 안보정책비서관이 두번에 걸친 상고심 끝에 유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8일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과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백 전 실장과 조 전 비서관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양형판단에 심리미진, 이유모순의 위법이 있다는 주장은 실질적으로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에서 양형부당 주장은 적법한 상고 이유가 되지 못한다”며 백 전 실장과 조 전 비서관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 판단에 따라 검찰과 백 전 실장, 조 전 비서관의 법정 다툼은 10년만에 검찰의 승리로 끝났다.
 
사건의 발단이 된 사초폐기 논란은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12년 10월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정문헌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당시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했다”고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국회는 여야 합의를 거쳐 대통령기록관에 보관된 회의록 열람을 시도했지만 찾는 데에 실패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회의록이 폐기나 은닉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2013년 7월 참여정부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회의록을 찾기 위해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했다. 91일 동안 대대적 압수수색에 나섰음에도 회의록은 나오지 않았다. 검찰은 대신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전 봉하 사저로 복사해 간 청와대 문서관리시스템 ‘이지원’에서 회의록 초본이 삭제됐다고 파악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지시로 대통령기록물이 지워졌다고 결론짓고 백 전 실장과 조 전 비서관을 불구속기소했다. 
 
사건의 쟁점은 백 전 실장과 조 전 비서관이 파기한 문서를 대통령기록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검찰은 조 전 비서관이 이지원을 활용해 회의록을 전자문서로 보고했고, 노 전 대통령이 ‘열람’ 버튼을 눌러 전자서명을 했기 때문에 결재한 것이라며, 회의록을 대통령기록물이라고 봤다. 
 
기존 1심과 2심에서는 백 전 실장과 조 전 비서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결재는 단순히 전자문서 서명을 넘어 결재권자가 내용을 승인해 문서의 효력을 발생시킨 경우”라며 “10월 전자문서는 대통령기록물이 아니다”라고 봤다. 
 
그러나 하급심 판결은 대법원에서 깨졌다. 대법원이 “회의록 파일이 첨부된 문서관리 카드는 노 전 대통령 결재를 거쳐 대통령기록물로 생산됐다”고 본 것이다.
 
서울고법에서 다시 재판을 받은 백 전 실장과 조 전 비서관은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10월21일 이 사건의 회의록을 확인 후 문서관리카드에 서명을 생성해 문서관리카드를 공문서로 성립시킨다는 의사를 표했고, 이에 따라 문서관리카드는 대통령기록물로 생산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또 “백 전 실장과 조 전 비서관 등 피고인들은 관련법에 따라 당연히 생성·보존돼 후세에 전달할 역사적 기록물을 무단으로 파기해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백 전 실장과 조 전 비서관은 다시 대법원을 찾았지만 유죄가 확정됐다.
 
백종천 전 청와대 외교안보실장(왼쪽)과 조명균 전 안보비서관. (사진=연합뉴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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