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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국민통합위원회…김한길발 정계개편 시동?
'창당 전문가' 김한길 위원장…'호남기반·중도성향' 과거 민주당 인사 다수 포진
향후 정계개편 추진 구심점 전망…"김한길 한 축 담당, 정계개편은 시기상조"
2022-07-27 17:12:04 2022-07-27 17:12:04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서 김한길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27일 공식 출범했다. 국민통합위는 각 부처 장관들이 당연직 위원으로 포함되는 매머드급 규모의 상설기관으로,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대표가 위원장을 맡았다. '창당 전문가'로 불렸던 김한길 위원장이 전면에 섰다는 점에서 국민통합위가 윤석열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의 구심점이 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시점은 2024년 총선 전이라는 예상이 짙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민간위원 24명을 직접 위촉하고 향후 5년간의 국민통합 추진방향을 논의했다. 위원들은 기획, 정치·지역, 경제·계층, 사회·문화 등 총 4개의 전문 분과별로 활동하게 된다. 국민통합위원회는 국가적 갈등 문제에 대해 실행 가능하고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갈등 완화를 위해 시급성과 파급성이 높은 과제별로 전문성을 지닌 '특별위원회'를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가동하고 단기간 내 집중 운영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도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한길 위원장은 "국민통합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 위해서는 거창한 담론에 머물고 있을 일이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분열을 직시하면서 그것들을 극복할 수 있는 실용적인 해법을 구해야 하겠다 생각했다"며 "국민통합은 우리 사회의 도약과 발전을 위한 미룰 수 없는 과업이자 시대정신이라는 점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통합은 국정을 수행하는 데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복합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한길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체하고 선거대책본부 체제로 개편할 당시 새시대준비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김 위원장은 이후 윤 대통령이 당선된 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장으로서 직책을 맡았다. 탈진보·중도·호남 세력을 품는 '반문(반문재인) 빅텐트'로서 김한길 위원장의 역할을 인정한 것이다.
 
여권 내에서는 윤 대통령이 김한길 위원장을 통해 정계개편의 노림수를 갖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치적으로 중도 성향의, 지역적으로는 호남으로의 외연 확장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를 통해 집권여당을 사실상 윤석열 정당으로 개편하겠다는 심산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의 당내 기반이 취약한 데다,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으로 불리는 대다수 측근들도 과거 친이계(친이명박계)가 그 뿌리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자신만의 정치세력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 같은 시선을 반영하듯 국민통합위 민간위원 24명 가운데 6명은 국회의원 출신으로, 이들 중 4명은 민주당 또는 국민의당 등 과거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한 정당에서 활동했다. 기획분과위원회의 최재천 전 의원, 정치·지역분과위원회의 최명길 전 의원, 경제·계층분과위원회의 최원식 전 의원, 사회·문화분과위원회의 임재훈 전 의원 등이다. 이들 대부분 김한길 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전반적으로 중도실용 노선의 비문(비문재인) 인사라는 공통점도 있다. 민주당 싱크탱크였던 민주정책연구원의 부원장으로 활동한 우석훈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대표도 기획분과위원으로 참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한길 위원장이 자타공인 정치권에서 손꼽히는 '창당 전문가'라는 점도 국민통합위가 정계개편의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김 위원장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을 떠나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창당했다. 그리고 다시 민주당과 합쳐 중도통합민주당의 공동대표가 됐지만 중도개혁통합신당계를 이끌고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했다. 이어 2014년 민주당을 이끌었던 김 위원장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국민과 함께 새정치'와 통합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든 경험이 있다. 또 2016년 총선을 앞두고는 더불어민주당을 나와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향후 역할에 대해 정계개편의 구심점으로 활약할 수 있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활동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많았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김한길 위원장이 정계개편의 한 축을 담당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면서도 "그런데 과연 정계개편이 성공할지 회의적이어서 별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정계개편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은 공천을 앞두고서인데, 지금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앞서는 것으로 역전돼 있는 여론조사들이 많다. 역전된 상황이라고 봤을 때 민주당 사람들이 국민의힘으로 갈 이유가 없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지금 정계개편까지 바라보는 것은 좀 이르다"고 진단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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