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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원숭이두창까지…백신 동시에 접종해도 되나
정부, 3세대 백신 도입 논의…고위험군 중심 접종 유력
두 백신 같이 맞아도 안전…"추가접종 필요성 떨어져"
2022-06-27 07:00:00 2022-06-27 07:00:00
국내에서도 원숭이두창 첫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원숭이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원숭이두창 감염 노출 위험이 있는 고위험군 접종을 위한 3세대 백신 도입 논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과 시기가 맞물릴 가능성도 관측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큰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 나오면서도 부스터샷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질병관리청(질병청)에 따르면 항공편으로 국내 입국한 내국인이 지난 22일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로 공식 확인됐다. 질병청은 이에 따라 감염병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 사용 중인 3세대 백신과 항바이러스제 도입 논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 정부가 비축한 물량 중 원숭이두창 유행 국면에서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은 (사람) 두창용 3502명분이 있다. 이 비축 백신은 바이러스 독성을 약화한 생백신이라 면역저하환자에게 접종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 뇌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100만명당 1~2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보고되고 있다. 이 밖에 특수 바늘을 이용해 15회 피부에 접종하는 방식이라 편의성이 낮으며 접종 과정에서 고통을 수반하기도 한다.
 
이 같은 단점에도 정부가 백신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테러 대응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보유한 두창 백신은) 천연두 생물 테러 대비용으로 비축한 것"이라며 "천연두 사망률이 30%에 달해 부작용이 있더라도 필요시 접종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가 도입하려는 3세대 백신은 피하주사 방식으로 접종이 비교적 수월하고 안전성 측면에서도 2세대 백신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3세대 백신이 국내 도입되면 원숭이두창 감염 노출 위험이 있는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접종이 이뤄질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60세 이상에게 시행 중인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시기와 겹칠 가능성도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층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완료자는 세 명에 한 명꼴이다. 아직 60%에 가까운 대상자가 4차 접종을 남겨두고 있어 원숭이두창 확진자와 접촉하는 등 감염 위험에 노출되면 두 종류의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셈이다.
 
코로나19 3차 예방접종 후 4개월(120일)이 지난 6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4차 접종이 시작된 4월1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청구성심병원을 찾은 어르신이 코로나19 화이자 4차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백신과 원숭이두창 백신을 비슷한 시기에 맞더라도 큰 안전성 우려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두 종류의 백신을 비슷한 시기에 접종해도 무리가 없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라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던 시기에 독감 백신을 함께 접종토록 한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두 백신을 같이 맞았을 때 안전성 우려는 낮지만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추가 접종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까지 접종한 이력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하반기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의 근거로 기억세포를 들었다. 기억세포는 항원이 인체이 침입하면 면 면역반응을 유도해 감염을 막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19의 경우 백신 접종으로도 B세포, T세포 등의 기억세포가 생긴다.
 
천은미 교수는 "해외에선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기억세포가 최대 500일까지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며 "백신을 더 맞는다고 기억세포가 늘어나지 않고 4차 접종으로 얻는 효과도 오래 지속되지 않아 하반기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 필요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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