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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건너간 MSC 선진국 편입①)숙원사업 끝내 좌초…장기 플랜 필요
MSCI 관찰대상국 포함 실패…여전히 신흥국 머무르는 한국
선진국 편입 시 막대한 자금 효과 기대할 수 있어
2022-06-26 12:00:00 2022-06-26 12: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한국 증시의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선진지수(DM) 편입이 또다시 좌초됐다.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 단비 같은 소식이 전해질까 시장은 내심 기대를 걸었으나 감찰대상국(Watch List)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오랜 숙원사업이자 도약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DM 편입은 번번이 정부의 손바뀜과 방관 속에 매년 6월만 되면 ‘반짝’ 이슈로 끝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진 지수로 편입될 시 증시에 들어오는 막대한 자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정부 주도의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MSCI는 '2022 연례 시장 분류 리뷰(MSCI 2022 Market Classification Review)'에서 한국을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 대상국에 포함하지 않았다. MSCI는 나이지리아를 MSCI 프론티어 마켓 지수에서 제외와 러시아 증시의 접근성 등 추가 논의 사항만 언급했다.
 
이번 MSCI 선진 지수에 한국이 거론되지 않으면서 우리나라의 도전은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MSCI는 자체 기준을 적용해 전 세계 각국을 선진국에 해당하는지, 이머징에 해당 하는 지를 나누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선진시장(Developed Market: DM), 신흥시장(Emerging Market: EM) 및 프론티어시장(frontier market)으로 구분된다.
 
그동안 우리나라 정부는 수차례 선진국 지수 편입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지난 2008년 6월에 MSCI가 한국을 선진국 지수 편입의 관찰대상(watch list) 국가로 지정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2014년 6월에는 조건에 대한 진전이 없다는 이유로 관찰대상에서도 제외됐고 이후로는 한 번도 선진 지수로 가기 위한 계단을 밟지 못했다.
 
선진 시장으로 가야하는 이유는 '자금'
 
시장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MSCI 선진 지수 편입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유는 자금 때문이다. MSCI 지수는 전 세계적인 주가지수다. 해당 지수를 기준으로 14조달러 규모의 글로벌 자금이 움직일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선진국에 분류될 시 해외 투자 자금은 현재 편입된 신흥국과는 비교가 안된다.
 
MSCI 신흥국지수 편입에 따라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자금은 약 8370억달러 수준이다. 만약 선진국으로 편입될 경우 신흥국 추종 자금의 5~6배에 달하는 투자금이 국내에 유입될 수 있다. 지금처럼 외국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증시 상황에서는 새로운 반전 키워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추정한 자금 유입 규모는 약 17조8000억~61조1000억원이다. KB증권은 글로벌 패시브 자금을 중심으로 20조~65조원이 순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선진국지수 편입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화되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나 최근 코스피가 연저점을 경신하면서 부진한 상황을 겪고 있을 때는 증시의 버팀목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선진국 지수 추종 자금은 주로 장기자금으로 구성된다”며 “외부충격이 발생 하더라도 외국인 투자자금의 해외유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변동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흥국과 선진국의 시장의 파이는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라며 “선진 지수로 편입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추진 절실…외환시장 선진화 추진
 
MSCI 선진국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선 정부의 추진력이 중요하다. 이는 MSCI가 요구하는 선결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우리나라 전반의 금융시장을 새롭게 변화시킬 필요가 있어서다. 최근 정부도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으로 편입 시도를 하고 있는 만큼 내년 재추진에 있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는 MSCI 측과 면담을 갖고 “매년 6월 이뤄지는 관찰대상 등재가 성사될 수 있도록 이번 정부가 끝까지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며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의지를 강조한바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MSCI 측에 외국인 투자등록제도, 지수 사용권 등 선진국지수 편입과 관련한 증시관련 쟁점에 대해 해외투자자의 불편 해소와 경쟁적 시장환경 조성 등을 위해 금융당국 및 관계기관과 함께 제도개선을 검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정부가 MSCI 도입에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고 계속해서 추진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며 “다만 우리나라가 시장을 완전 개방하는 데 있어서도 우려를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어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코스피가 연저점을 쓰면서 MSCI 선진 지수 도입에 따른 기대감이 올랐지만 실패했다.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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