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내달 가계부채 규제 강화를 앞두고 카드론 잔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강화 전에 대출 수요 금리인상기 취약 차주 건전성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데도 불구하고 7월부터 강화되는 가계대출 규제에 앞서 수익성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카드론 잔액은 5월말 기준 34조5816억원으로 3월말 보다 3.4%(1조1427억원)늘었다. 순증 규모는 지난 1분기(4120억원)의 2.6배다.
리볼빙과 현금서비스의 잔액 증가도 가팔랐다. 같은 기간 7개 카드사의 리볼빙 잔액은 6조4163억원으로 5.4% 증가했다. 리볼빙 잔액은 올 1~3월까지 948억원 늘어났는데, 2개월 사이에만 2391억원이 불면서 증가 속도가 2배 이상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2092억원을 기록해 2.5% 늘어났다. 1분기 잔액은 작년말 보다 2351억원 빠졌다가 4월, 5월 잇따라 증가하면서 감소분을 회복했다.
이로써 7개 카드사의 총 대출 잔액은 5월말 기준 47조2072억원으로 두 달새 1조5384억원 늘었다.
카드사의 대출 잔액 급증은 내달 부터 강화하는 가계대출 규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종전까지 총 대출액이 2억원이 넘는 차주에게 적용되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기준은 내달부터 1억원으로 강화된다.
차주별 DSR 비율 적용은 은행이 40%, 비은행이 50%다. 규제 비율에는 변화가 없지만, 적용 기준이 절반으로 강화하면서 새 기준 적용 이후부터는 전반적인 대출 수요 감소가 관측되고 있다.
금리 상승기가 본격 시작됐지만 대출 영업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취약 차주의 금융 지원을 강조하면서 고금리 영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취급하는 대출 상품 금리는 연 13~19% 선으로 법정 최고금리(연 20%)에 근접해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최근 급증하는 리볼빙 잔액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여신협회와 카드사를 소집했다. 금리가 연 19% 가까운 리볼빙은 잔액이 2019년, 2020년 연이어 감소했는데 최근 들어 증가세가 커졌다.
신용카드 결제 대금을 연기하기 위해 미리 한도를 설정한 이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증가세에 비춰 카드 소비자의 대금 상환 능력이 떨어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리볼빙의 경우 잔액 증가율은 높지만, 잔액 자체는 크지 않아 최근 늘린 대손충당금 등으로 건전성 관리를 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 "조달금리 상승, 규제 등도 영향을 주지만 상반기에 대출 채권을 확대할수록 연간 이자수익이 커지기에 판매에 속도를 낸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표=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