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저축은행 대표 평균 5.4년 장기집권
카드·캐피탈 CEO 임기의 2배
"중장기 경영가능" vs "특정 경영체제 고착"
2022-06-17 06:00:00 2022-06-17 06: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상위 5개 저축은행 대표들의 평균 재임 기간이 5.4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2금융권인 카드사와 캐피탈과 비교해서도 2배에 달한다. 내부 규정에 연임 관련 제한이나 나이 제한도 없다. 최고경영자(CEO)의 재임기간이 길면 단기 성과에 급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견제 받지 않는 경영체제에 대한 우려 역시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조만간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차기 대표이사를 결정한다. 업권 안팎에서는 안정적인 자산 성장을 이끈 정길호 현 대표가 재임명될 것이란 관측이 다수다. 앞서 2016년 취임한 그는 2018년, 2020년 잇따라 연임에 성공했는데, 이번에도 임명이 확정되면 오는 2024년까지 8년 간 OK저축은행 대표직을 수행하게 된다.
 
올 초 SBI저축은행의 임진구·정진문 각자 대표도 연임이 결정됐다. 이들은 각각 2015년, 2016년부터 대표직을 수행 중이다. 이밖에도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가 2017년, 권종로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가 2019년부터 재임하고 있다. 장 매튜 페퍼저축은행 대표는 2013년부터 약 10년 간 대표직을 맡고 있다. 이에 따라 OK저축은행을 포함한 상위 5개 저축은행 대표의 평균 재임 기간은 5년5개월이다.
 
이 같은 장기 임기 수행는 다른 2금융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구조다. 카드업권의 경우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가 2017년부터 자리를 유지해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삼성·KB국민·현대 등 주요 카드사 CEO는 모두 2020년 이후 직을 맡았다. 캐피탈사도 황수남 KB캐피탈 대표가 2019년부터 직을 수행해 업권 내에선 가장 재임 기간이 긴 CEO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주계열을 제외한 저축은행들이 사실상 오너인 대주주가 뚜렷한 지배구조다"며 "이런 특성에 따라 업권을 잘 이해하는 전문경영인이 오랫동안 임기를 수행하는 것이 굳어지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실제 각 저축은행의 대표 취임 이후 자산 규모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SBI저축은행의 총자산은 두 대표 취임 이후인 2016년 5조1439억원에서 작년말 13조1501억원 2.6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 총자산도 3조5482억원에서 12조2495억원으로 3.5배 늘었다. 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도 6조원대로 몸집을 불린 상태다. 지방은행인 제주은행의 총자산(6조9330억원)을 넘어서거나 근접했다.
 
수익은 지방은행을 넘어서고 있다.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각각 3495억원, 3187억원으로 광주·전북·경남·제주은행을 앞섰다. 다만 지방은행 연체율은 0%로 유지된 반면, 저축은행 상위사 평균 연체율은 2%을 넘었다. 몸집은 지방은행에 비견돼 영향력이 커졌으나 영업 형태는 과거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최근 성장세가 큰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보다 세밀하게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상대적 높은 연체율은 주로 취급하는 고객군의 신용도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위 저축은행 대표 임기가 평균 5년을 넘어가면서 달라진 체급에 맞는 경영체제 마련이 요구되는 가운데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저축은행 표지석. (사진=연합뉴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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