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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정지 전까지 뉴로스 매수 추천 유진증권 '애널리스트'…신뢰도 논란
뉴로스, 증권사 추천 당시부터 계속기업 불확실성 제기
상폐 위기에 투자자 '맨붕'…"부실기업 추천하고 사과없어"
2022-06-08 06:00:00 2022-06-08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코스닥 상장사 뉴로스(126870)의 상장폐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작년 3월 뉴로스의 거래가 정지되기 직전까지 유진투자증권(001200) 등 애널리스트들의 추천 보고서가 발행됐기 때문이다. 특히 뉴로스의 경우 증권사 매수 추천 당시에도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꾸준히 제기됐던 만큼,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신뢰도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뉴로스는 지난 2021년 3월23일부터 1년 넘게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지난 2020년 사업보고서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상폐 사유 발생에 따른 개선기간은 이미 지난 4월 종료됐다. 거래소 역시 최종 상장폐지를 결정했지만, 뉴로스는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 법원의 결정이 확인되면 상장폐지 절차를 위한 정리매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문제는 뉴로스의 거래정지 직전까지 유진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 몇몇 증권사들의 추천 보고서들이 나왔다는 점이다. 애널리스트들이 불과 몇 달 전까지 ‘사라’고 추천했던 종목의 시장 퇴출이 결정되면서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증권사의 호평이 잇따랐던 종목인 만큼 시장 퇴출을 예상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뉴로스는 터보기계를 전문으로 제조하는 기업이다. 지난 2021년 현대차(005380)에서 생산하는 수소차 넥쏘 모델에 공기압축기를 독점으로 납품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이들 증권사의 보고서는 투자의견과 정식 '커버리지'(Coverage)를 제시하는 기업 보고서는 아니었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Not Rated'(투자의견 없음)이었고, 유진투자증권은 산업보고서 내에서 투자 확대를 추천했다. 다만, 보고서의 제목이나 내용은 수소차 관련주들의 장밋빛 전망과 관련업체들의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사실상 '매수'(Buy) 또는 '비중확대'(Overweight) 보고서였다. 
 
2020년부터 수소차 관련주로 뉴로스를 언급해왔던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의 경우 수차례 증권방송에도 출연하며 뉴로스를 관심종목으로 꼽기도 했다. 당시 한 연구원은 “뉴로스는 수소차 관련주 중에서도 수소 관련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며 “공기베어링을 적용한 수소차용 공기압축기를 공급하는 뉴로스 등이 (수소산업 확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시기는 국회에서 수소경제 관련 법안이 통과되고, 정부가 전기·수소차 보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수소테마주들이 강세를 보이던 시기다. 수소관련 테마주들이 강세를 보이던 와중 일부 증권사들은 뉴로스의 공기압축기 생산에 대한 호평을 쏟아내며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했고, 뉴로스 주가도 급등했다. 지난해 1월 3130원에 거래를 시작했던 뉴로스 주가는 한 달여 만에 7380원까지 오르며 135% 급등했다.
 
증권사들의 추천에도 뉴로스가 상장폐지 결정을 받자 해당 애널리스트에 대한 원성도 커지고 있다.
 
뉴로스에 투자한 한 개인투자자는 “한병화 연구원이 모 증권방송 나와 뉴로스 주식을 독보적인 공기압축기 기술력을 가진 회사라고 몇 번을 반복 추천했지만, 현재 거래정지에 상폐는 시간문제가 됐다”며 “이렇게 부실한 기업을 추천하고선 흔한 사과 한마디도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뉴로스 상폐 결정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보고서의 신뢰도에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뉴로스의 경우 증권사들의 추천 보고서 발행 이전부터 계속기업 존속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시되던 기업이기 때문이다.
 
뉴로스의 경우 본업과 자회사 실적이 부진하면서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계속 들어왔었다. 2020년 사업보고서를 발행하기 전인 2020년 3분기에도 누적 영업적자 91억원, 순손실 338억원을 기록했으며, 2017년부터 순손실이 이어졌다.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존에 발행했던 전환사채(CB) 채권자들이 주식 전환이 아닌 상환을 선택하면서 당기손익인식금융부채 인식도 늘어갔다.
 
뉴로스의 감사를 진행한 회계법인 리안도 이 같은 점을 지적했다. 2020년 반기보고서에서 리안은 “특수관계자와의 자금거래로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강조했으며, 2019년 사업보고서 감사에선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의 공정가치’를 핵심 감사사항으로 꼽았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종목 추천의 경우 애널리스트 본인의 판단에 의한 것”이라면서도 “특정 의도가 있었다면 당연히 문제가 될 것이지만, 의도를 갖고 한 것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사진=뉴로스 홈페이지 캡처)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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