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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범죄도시2’ 최귀화 “3편 출연 안 한다? 또 모르죠”
“1편 성공 후 솔직히 ‘기고만장’했다… 드라마 실패 후 힘들었다”
“2편 출연 고향집 온 기분, 웃겨야 된단 강박 때문 부담감 컸다”
2022-05-20 01:00:02 2022-05-20 01:00:02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2017 10월 영화 범죄도시가 개봉했다. 당시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다. 그냥 그렇게 시즌 중에 한 번 스쳐 지나가는 영화로만 여겼다. 하지만 입소문이 퍼졌다. 그리고 진짜 제대로 퍼졌다. ‘재미있다정도가 아니었다. ‘정말 끝내주게 재미있다란 극찬이 터져나왔다. 결과적으로 범죄도시청소년관람불가등급이란 핸디캡을 안고서도 688만이란 흥행 초대박을 터트렸다. 영화가 초대박을 터트리면서 출연했던 배우들도 스타덤에 올랐다. 주연 배우이자 이 영화 전체의 기획자였던 마동석은 할리우드 진출은 물론 범죄도시의 프랜차이즈 프로젝트를 가동해 이번 2편까지 제작했다.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였다. 1편의 진선규 김성규는 단 번에 충무로 최고 핫스타가 됐다. 허성태와 박지환은 또 어땠나. 이젠 그들이 출연 안 하는 작품을 찾기 힘들 정도가 됐다. 그리고 또 한 명이 있다. 극중 마동석의 단짝이자 상관이면서 친구인 한 사람. 영화 속 배경인 서울 금천경찰서에 가면 실제로 근무하고 있을 것 같은 반장님. 바로 전일만 반장을 연기한 배우 최귀화다. ‘범죄도시이전까진 어디서 본 것 같은데란 정도가 다였다. 하지만 그는 이제 범죄도시전일만반장으로서 확고한 캐릭터를 구축했다. ‘범죄도시2’에선 더욱 더 존재감이 빛났다. 그가 없는 범죄도시는 이제 스프 없는 라면이나 다름 없다.
 
배우 최귀화. 사진=ABO엔터테인먼트
 
최귀화는 다소 험악한(?)하게 생긴 인상과 달리 순박하고 착한 인성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작품에선 조단역급 가운데 악역을 도 맡아 해왔다. 그러다 마동석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범죄도시에 합류해 1편의 대박 신화를 함께 썼다. 그는 1편 흥행 이후 잠시 방송으로 외도를 했었다. 하지만 성적은 사실 신통치 않았다고. 다소 의기소침한 시기에 범죄도시제작진으로부터 2편 제안을 받았다.
 
“’범죄도시’ 1편 끝나고 드라마를 곧바로 한 편 했었는데 그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진짜 많이 힘들었어요. 우선 성적이 별로였어요. ‘아직 시청자들이 날 받아들이기엔 시간이 좀 더 필요한가 보구나싶었죠. 정말 되게 의기소침해 있었어요. 그때 범죄도시’ 2편 제작 소식을 전해 들었죠. 전화를 받고 너무 기뻤어요. 진짜 고향집에 돌아온 느낌이었죠. 전부 다 아는 사람들이잖아요(웃음)”
 
앞서 언급한 의기소침했던 시간은 사실 꽤 길었단다. 그는 나름 출연 작품마다 꽤 잘되기만 했었다. ‘범죄도시’ 1편은 물론 그 이전 드라마 미생도 그랬고, ‘곡성도 그랬다. 또한 택시운전사도 비중 있는 조연으로 등장하면서 1000만 흥행에 힘을 보탰다. 사실 그 시기에 배우로선 꽤 행복한 시절이었지만 최귀화 본인에겐 돌이켜 보면 오히려 독이 아니었나 싶기도 했던 듯했다. 기고만장했었다고.
 
배우 최귀화. 사진=ABO엔터테인먼트
 
하고 싶은 연기를 얼마든지 계속 했었으니 저도 창피하고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살짝 기고만장했던 시기였어요. 그 이전에는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최선을 다했었는데 그 이후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다 보니 결과가 좋지를 못했죠. 거기에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개인적으로 진짜 생각도 하기 싫은 슬럼프가 왔었어요. 혼자 섬에 들어가 생각도 많이 했었어요.”
 
그런 슬럼프는 이제 범죄도시2’를 통해 말끔히 털어내게 됐다. 처음 제작진과 2편을 위해 만나 미팅을 하던 자리가 너무 그리웠고 즐거웠단다. 촬영 전까지 그렇게 설레였고 또 촬영이 들어가자 물 만난 고기처럼 펄떡거리는 자신을 마구 풀어주고 싶었다고. 하지만 기분에만 취해있었던지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게 됐었단다. 1편과 2편 사이의 시간차가 너무 길었다. 기억이 나질 않아서 보통 고생을 한 게 아니라고 웃는다. .
 
아니 기분 좋은 건 좋은 건데(웃음) 막상 촬영에 들어가려니 내가 전일만을 어떻게 연기를 했었지란 생각이 드는 거에요. 1편 찍고 2년이나 흘렀으니. 2편 감독님이 1편에서 조감독님이셨어요. 그래서 이번 2편 감독님이 1편에서 제가 연기한 부분을 따로 다 모아서 클립으로 만들어 주시기도 했어요. 그거 보면서 감 찾는데 진짜 도움 많이 받았죠.”
 
배우 최귀화. 사진=ABO엔터테인먼트
 
캐릭터에 대한 시간 차 곤욕도 있었지만 다른 어려움도 또 등장했다. ‘범죄도시2’ 현장에서 만난 마동석은 엄청난 벌크업이 돼 있었다. 1편의 모습보다 더 거대해진 몸집을 자랑했다. 반면 최귀화는 촬영 당시 다른 작품도 작업 중이었기에 평소보다 살을 좀 더 뺐었다. 이번 2편에선 중반 이후까지 마동석과 거의 함께 모든 장면에 등장하기 때문에 너무 큰 비교 대상이 됐다.
 
저도 그렇게 작은 덩치가 아닌데, 동석이 형은 정말 엄청나게 벌크업이 되셔서 옆에 못 가겠더라고요(웃음) 촬영을 하고 나면 모니터를 하는데 저랑 형이 서로 너 때문에 튀잖아’ ‘형 때문에 튀죠라면서 농담을 하기도 했었어요(웃음). 워낙 몸집 차이가 많이 나서 의상하고 또 동선이나 카메라 촬영으로 그걸 좀 많이 커버하려고 감독님도 많이 노력하셨죠.”
 
최귀화의 말처럼 이번 2편은 그에겐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여러 작은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그 정도는 배우가 충분히 감당해야 하고 또 감당할 만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그를 부담스럽게 만드는 건 시나리오를 읽은 뒤 혼자 느낀 지점이었다. 그리고 그 지점은 극장 개봉 버전에 고스란히 묻어 나왔다. 영화 초반부터 중반 지점까지 최귀화가 연기한 전일만반장의 코미디다.
 
배우 최귀화. 사진=ABO엔터테인먼트
 
영화 보셨으니 아시겠지만(웃음). 이번 2편은 그냥 대놓고 전일만 반장님이 웃겨주세요라는 거잖아요. 하하하. 근데 또 진짜 웃긴 건 시나리오의 텍스트만 보면 별로 웃기지도 않아요. 그런데 상황적으론 웃겨주세요라고 부담감을 팍팍 주고 있어요. 그게 저한테 엄청나게 강박적으로 다가와서 부담이 많이 됐어요. 매번 촬영장 가기 전에 감독님에게 제가 고친 대사나 상황 등을 검사 받고 촬영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진행을 했었죠.”
 
이런 과정에서 만들어진 장면이 범죄도시2’ 속 웃음을 터트리게 만드는 베트남 권총 발사 장면이다. 이건 순전히 애드리브였단다. 물론 최귀화를 포함해 어떤 배우들도 촬영 전 감독님과 상대방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애드리브를 하는 배우들은 극히 드물다. 하지만 이번 영화 속 이 장면은 그럴 수 밖에 없던 상황이 있었다. 그리고 그 장면은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며 상영본에 추가됐다.
 
그게 원래 잘 쏴지는 권총이었는데, 스태프 중 한 분이 촬영 전에 내게 가져오다가 바닥에 떨어뜨려서 고장이 난 거에요. 그래서 어떻게 고쳤죠. 그런데 쏘니깐 나갔다가 안 나갔다가 그러는 게에요(웃음). 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그래서 제가 그냥 우선 찍자라고 말씀 드리고 찍었죠. 그리고 총을 쏘는 장면에서 쏘니깐 총알이 빵하고 나가는데 그 다음에 또 안 나가(웃음). 그래서 제가 속으로 나도 모르겠다싶어서 애드리브로 빵빵빵거리며 입으로 그랬는데 감독님이 컷을 안해요. 하하하. 그걸 혼자 한 2분 정도 했나 그래요.”
 
배우 최귀화. 사진=ABO엔터테인먼트
 
사실 악역이라면 최귀화도 충무로에서 내로라하는 실력자다. 그는 1편에서 메인 악역으로 등장한 윤계상과의 에피소드를 전하며 이번 2편에서 메인 악역으로 등장한 손석구와의 촬영 뒷얘기도 공개했다. 또한 언론시사회 이후 마동석을 통해 언급된 8편까지 기획된 프랜차이즈에서 자신의 존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내용도 공개했다.
 
우선 제가 알기로 3편에선 전일만 반장은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르죠(웃음) 카메오로 등장할 수도 있고, 4편에서 혹은 5편에서 승진해서 나올 수도 있고. 하하하. 그리고 1편에서 계상이한테 내가 장첸을 했으면 나도 진짜 잘할 자신이 있었다라고 농담으로 말한 적이 있는데 저도 여전히 매력적인 악역에 대한 욕심은 계속 갖고 있어요. 이번 2편에서 손석구 배우도 정말 멋졌죠. 근데 그 정글 칼이 마체테휘두를 때 너무 무서워서(웃음). 그때 진심으로 무서웠어요. 하하하. ‘범죄도시2’ 속 제 표정 보시면 진짜 또렷하게 보이실 겁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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