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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간편결제 이용 늘자 '올인원카드' 없앤다
현대카드, '카멜레온카드' 26일 판매 종료
PLCC 인기 등 마케팅 변화 영향
2022-05-16 06:00:00 2022-05-16 17:16:26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현대카드가 한 장의 카드로 자사의 여러 카드를 쓸 수 있게 한 '카멜레온카드' 발급을 중단한다. 카드 수수료율 인하로 단일 제휴사에 높은 혜택을 집중한 사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가 인기를 끌면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오는 26일부터 카멜레온(Chameleon) 발급을 종료한다. 종료일 이후 신규·교체·갱신 발급되지 않으며, 단종 예정일 기준으로 6개월 미만으로 유효기간이 남은 이용자에게는 5년까지 연장해준다. 지난 2017년 선보인 이 카드는 출시 5년 만에 단종된다. 
 
카멜레온카드는 자체로는 결제 능력은 없다. 대신 이름처럼 실시간으로 내가 쓸 현대카드를 앱을 통해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 현대카드를 여러 장 가지고 있는 고객이라면 여러 카드를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이 카드 하나로 가맹점별 최고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출시 당시에는 간편결제 등이 없어서 여러 카드를 소지해야하는 불편 있었지만 최근에는 OO페이로 등록해 사용하면서 불편함이 줄었다"며 "바뀐 시대 상황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카드의 단종은 최근 카드사 마케팅 추세에 따른 변화란 분석이다. 카드 수수료율이 올해 또 낮아지면서 카드사들은 업종별로 높은 혜택을 줬던 카드들을 줄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올 2월 49종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으며 농협카드도 올 들어 4종을 줄였다. 이른바 '혜자 카드'를 중단하는 것이다.
 
반면 제휴사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혜택을 집중하는 PLCC로의 전환에는 속도를 높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3월 커피빈과 처음으로 PLCC를 출시했다. 신한카드도 같은 달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의 제휴카드를 냈으며, 삼성카드는 이달 카카오페이와 함께 첫 번째 PLCC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카드는 카드업권 내에서 이런 마케팅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2015년 이마트와 함께 국내 최초로 PLCC를 선보인 이래 코스트코·이베이·스타벅스·배달의민족·대한항공 등과 제휴를 맺었다. 작년엔 MZ세대를 겨냥한 네이버·쏘카·무신사 등 발을 넓히며 시장 지배력을 높였다. 지난해 1000만 회원 수를 돌파한 현대카드는 이미 회원 32%가 PLCC로 유입될 정도로 바뀐 환경을 체감하고 있는 상태다. 
 
결국 이런 흐름에서 현대카드는 수년 내 카멜레온카드의 쓰임이 없어질 것이라고 판단한 모양새다. 실제 PLCC는 이전부터 카멜레온카드에 등록이 안됐다. PLCC는 단일 제휴사에 이미지를 차용한 카드 플레이트를 내는 등 제휴사의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마케팅과 상충된다는 판단에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멜레온카드는 자사에 다양한 카드를 쓰게 해 '락인 효과' 노린 것으로, PLCC는 그 자체로 제휴사와 카드사에 같은 효과를 주기도 한다"며 "과거보다 폭은 낮지만 전 제휴사에 일관된 혜택을 주는 '묻지마카드'가 보편화 할 것이란 판단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변화에 따라 현대카드가 한 장의 카드로 자사의 여러 카드를 쓸 수 있게 한 '카멜레온카드' 발급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사진=현대카드 홈페이지 갈무리)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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