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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시대 투자법②)현금 비중 낮춰야…차라리 금·원자재로 투자처 대피
화폐가치 '뚝뚝'…인플레 헤지 전략 주목
금리인상 시엔 금 매력 반감…인플레 피크 잘 살펴야
2022-05-06 06:00:00 2022-05-06 0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금·은·원자재 등 실물자산 투자가 인플레이션 헤지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현금 가치가 떨어지는 시기에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는 건 손해가 될 수 있기에 실물자산으로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가 기대 인플레이션을 넘어서며 실질금리가 상승할 경우 메리트가 약화될 수 있으니 인플레이션 피크가 언제 올 지 따라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868.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가격은 연초 1799.40달러 대비 3.8% 올랐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최고조에 달했던 4월 중순엔 1980달러 선을 돌파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등 금 수요에 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이 금 가격을 올렸다는 분석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쟁 리스크와 물가 상승, 경기 둔화가 동시에 전개되고 있는 유럽에서 금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만큼 금 보유 유인이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 인도, 러시아 등 일부 국가들이 외환보유고 중 금 보유량을 늘렸다"며 "특히 러시아 중앙은행은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에 대비해 금 매입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금 수요가 이어지며 금광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박우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자재 강세장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는 귀금속 강세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어 금 가격에 우호적인 환경"이라며 "특히 금 가격이 올라가는 시기는 금광이 차입을 늘리거나 재고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 등 사업 확장이 쉽기 때문에, 금 레버리지보다도 금광주에 투자하는 것이 더 우수한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최근 글로벌 물가상승률이 치솟으면서 실물 자산으로 인플레를 헤지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농산물 가격 상승에 물가가 일제히 오르는 인플레이션 시기엔 가만히 있어도 현금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움직임 등으로 물가 상승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4.8% 상승했다. 앞서 3월에는 4.1% 성장하면서 10년여 만에 4%대를 돌파했는데, 이달 0.7%p가 더 오른 것이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CPI)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5% 상승해 40여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이다.
 
저축이나 기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기엔 손해인 것 같고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게 망설여진다면, 금이나 원자재 등 실물자산 투자가 대표적인 인플레 헤지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농산물과 원자재 ETF에의 자금 유입도 커지고 있으며,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미국 3월 CPI 등 발표 후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금과 농산물 등 원자재 ETF에 자금 유입이 컸다"고 말했다.
 
박지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주 최근 1개월 수익률 상위에 랭크된 글로벌 ETF들 대부분이 인플레이션 방어와 관련된 원자재,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등이었다. 한달 수익률 1위 ETF는 천연가스에 투자하는 UNG(United States Natural Gas Fund LP)가 차지했다. 3일(현지시간) 미 천연가스 기준물인 헨리허브 가격은 9% 넘게 폭등,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실질금리가 상승하는 구간에 들어서면 금이나 원자재 등 실물자산 보유 메리트가 떨어질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금리 인상률이 기대 인플레이션율보다 높아지면 이자를 주는 금융상품이 실물자산보다 매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전규연 연구원은 "아직까진 안전자산에 대한 매수 심리가 유효하고 금 선물의 투기적 매수세가 견고하지만, 실질금리가 상승하면 기회비용 측면에서 금 보유 메리트는 약화된다"며 "미 연준이 빠른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가며 기대 인플레이션은 완만하게나마 하락할 것으로 보여 실질금리는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868.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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