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기업대출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자 시중은행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인터넷은행에 버금가는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계대출에만 적용했던 비대면 플랫폼을 기업대출에 적용하고,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경영컨설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은 올해 출시를 목표로 비대면 기업대출 플랫폼 내지 프로세스 개편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하나은행은 기업대출의 비대면 프로세스를 강화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모바일 기업뱅킹 앱인 '하나원큐 기업'을 통한 법인 여신 연장, 법인 실명확인 등 비대면 약정 프로세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우리WON기업'에 개인사업자를 위한 보증서 대출 등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개인사업자가 개인뱅킹 앱과 연동해 기업뱅킹에도 로그인할 수 있도록 편의성도 높인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려 기업금융 플랫폼 리뉴얼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기업 CMS 등 기초적인 기업뱅킹 뿐만 아니라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맞춤형 기업금융 플랫폼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기업 특화 챌린저 뱅크'를 표방하고 있는데, 저신용 중소기업의 자금 운용에 편의를 더 제공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변화를 꾀하는 은행들은 인터넷은행 진출에 적잖은 영향을 받았다는 반응이다. 규제가 빈번한 가계대출과 달리 지속적으로 대출 지원에 방향이 잡히는 기업대출이 대출성장률 관리에 용이하다는 판단도 담겼다. 지난 2020년 법인 계좌 비대면 개설 절차가 대폭 완화되면서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을 진행할 수 있는 규제 환경이 마련되기도 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80% 이상인 기업은행이 지난해 시중은행에 버금가는 실적을 내는 등 관련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단순 지원에만 머물러 있지는 않다"며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대면영업 규제 일부를 완화하면서까지 시장 확대를 바라는 점도 주시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들은 비대면의 편의성 이상의 고객 충성도 제고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주로 경영컨설팅 등을 통해 통해 비대면에서도 대면처럼 차주와의 스킨십을 유지하고자 하는 방향이 다수다.
중소기업 등 기업대출 강자인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기업의 경영·재무 상태를 분석·진단해 맞춤형 처방을 제공하는 '금융주치의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프로그램은 기업진단과 맞춤형 처방, 연계지원 등 세 단계로 이뤄지며, 최종 기업진단 보고서엔 경영진단을 비롯해 금융거래 현황, 신용도, 금융상품 안내까지 전달된다.
중소기업까지 적용범위를 확장하고 있는 ESG 경영 관련해서는 기업은행과 국민은행은 이미 지원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신한·우리은행도 최근 잇단 전문가 모집을, 하나은행은 내부직원 교육을 통해 관련 컨설팅 여력을 확충하는 등 시중은행 모두 올해 지원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시중은행들도 기업대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계대출에 적용했던 금융플랫폼 전략을 적용하는 가운데 사진은 서울의 한 은행 창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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