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검찰 개혁과 자가당착
2022-04-11 06:00:00 2022-04-11 06:00:00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6일 채널A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을 무혐의 처분했다. 한 검사장은 2년 만에 피의자 신분을 벗었다. 
 
이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이 매섭다. 한쪽에서는 정권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무고한 사람을 핍박했다고 비난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오랜 시간 해결하지 못하던 사건을 결정적 증거인 휴대폰 포렌식도 없이 정권교체와 함께 종결시켰다고 지적한다. 
 
검찰 수사를 놓고 서로 '옳다 그르다' 갑론을박하는 모습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된다. 이내 새정권이 들어서면 전직 대통령과 그 관계자들이 피의자 신분을 면치 못하고 줄줄이 서초동에 모습을 드러낸다.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손대지 못한다는 사실을, 살아있는 권력을 끌어내리고 기적처럼 올라간 정부가 다시 증명해 버린 것이다. 
 
검찰개혁은 문재인 정부의 지상의 과제였다. 정치검사를 없애고 검찰 수사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세우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당선인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정권 수사를 하면서 수사지휘권에서 배제됐다는 사실이 여론으로 하여금 그 '의도'를 의심하게 했다. 정권 교체가 확정되자마자 그 수사가 재개된 것도 같은 이치다. 수사지휘권 복원을 놓고 "한 사람만을 위해 결단을 하지 않는다" 강조한 박범계 장관의 말이 설령 진실이라 하더라도 그가 장관 자리에 앉은 지 1년이 한참 지났고 정권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그 '시점' 때문에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정치검찰을 없애려다 그 존재만 국민들 눈에 더욱 강렬하게 각인시켜버렸다. 검찰 개혁을 하려다 검찰의 신뢰를 더 무너뜨리는 자가당착에 빠진 꼴이다. 
 
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개혁의 대상인 검찰을 '국가기관과 그 구성원인 검사들'이 아니라 '국민이 바라보는 검찰에 대한 인상'으로만 설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오수 검찰총장을 지목하며 "검수완박은 시대적 소명이라고 입장을 표명하고 검찰 구성원들을 설득이라도 해야한다"는 이복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의 반발이 이를 보여준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탄생했다. 사법개혁은 윤 당선인의 가장 강력한 공약이자 염원이기도 하다. 모두의 눈과 귀가 검찰에 쏠려있다. 윤 당선인이 검찰 신뢰 회복의 방향성을 신중하게 정하고 진행해야 하는 이유다. 국민들은 죽은 권력만 수사하는 역사가 반복되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당선인이 말하는 '검찰 독립성'을 세우려면 죽은 권력뿐만 아니라 산 권력을 수사하고 결과를 내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정치권은 각자 할 말이 있고 검찰은 원칙에 입각한 수사를 말하지만, 언제까지 국민들이 수사기관에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눈으로 봐야 하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배한님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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