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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리인상, 러 디폴트 고비…글로벌 시장 분수령
연준, 16일 금리 0.25P 인상 확실시
같은 날 러시아, 달러채권 이자 만기 도래
원자재 쇼크까지…신흥시장 연쇄 피해 우려
2022-03-14 14:05:58 2022-03-14 14:36:24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러시아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전망 시점이 공교롭게도 겹치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연준은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3년여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다.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FOMC에서 연준이 현재 0∼0.2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25bp)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연준은 2015∼2018년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 것은 2018년 12월이 마지막이었다. 그러다 2019년 7월부터 다시 금리를 내렸고 2020년 3월에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제로금리에 가깝게 낮췄다.
 
앞서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일 하원에 출석해 3월 FOMC에서 "25bp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는 2%이지만 지금은 7.9%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를 훨씬 웃돌고 강력한 노동시장으로 인해, 우리는 이달 회의에서 연방 금리의 목표 범위를 올리는 게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나는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그러나 물가상승으로 소비자들이 이미 부담이 큰 가운데 높은 금리인상은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0.5%포인트 대폭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 또 다른 변수는 러시아의 디폴트 가능성이다.
 
당장 러시아는 오는 16일까지 달러화 표시 채권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2건의 달러화 표시 채권에 대한 이자 1억1700만달러(한화 약 1448억원)를 지급해야 한다.
 
이어 오는 31일 3억5900만달러(약 4436억원), 다음 달 4일에는 20억달러(약 2조4700억원)의 원금과 이자 상환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서방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제재 이후 러시아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달러화가 많지 않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서방의 제재가 해제될 때까지 러시아가 모든 국가 부채를 루블화로 지불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공정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와 채권자들이 맺은 계약에 따르면 채권에 따른 이자를 루블화로 지급한다는 옵션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러시아가 달러 이자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1차 디폴트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다만 채권 이자 지급에는 30일의 유예기간이 있어 내달 중순 실제 디폴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지난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의 베르사이유궁에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비공식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베르사이유 EPA=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날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디폴트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러시아가 빚을 갚을 돈이 있지만 접근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러시아로 인해 새로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현재까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빠른 해법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 원자재 가격 움직임도 주목할 부분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과 대러 제제로 국제 유가는 14년래 최고치, 천연가스 가격도 최근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의 경우 서부텍사스원유(WTI) 기준 배럴당 11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세계 3대 산유국인 러시아가 원유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로 한때 유가는 배럴당 130달러까지 돌파했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서방의 제재는 더욱 늘어날 수 있으며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세계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 졸리엣 인근에 있는 엑손 모빌의 정유공장을 지난 7일(현지시간) 드론을 이용해 촬영한 사진. (졸리엣 EPA=연합뉴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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