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퇴직연금시장 뺏길라 '절치부심'
신한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 신설 등 잇단 조직 강화
증권사 고객이탈·디폴트옵션 6월 시행 앞서 역량 확대
2022-03-05 12:00:00 2022-03-05 12: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높은 수익률을 쫓아 증권사로 이동하는 퇴직연금 고객이 늘면서 은행들이 시장 지위를 견고히 할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작년까지는 수수료 인하 정책 등 비용경쟁에서 맞불을 놓았다면 최근엔 전담 조직 강화를 통해 실질적인 경쟁력 제고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2일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출범했다. 센터에는 프라이빗 뱅커(PB) 출신의 베테랑 은퇴설계 컨설턴트와 내부 공모를 통해 선발한 50여명의 투자상담 우수직원을 배치했다. 확정기여형(DC) 및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 고객에게 포트폴리오 중심 자산운용 및 관리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퇴직연금 고객관리제도를 전면 도입했고, 전국 퇴직연금 관리지점 및 퇴직연금 전문센터, 전용 콜센터를 통해 고객 수익률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은행들도 지난해 말 2022년 조직개편을 통해 일제히 관련 역량을 대폭 끌어올렸다. 먼저 국민은행은 지난해까지 연금사업본부장을 지낸 최재영 전무를 자산관리(WM)고객그룹 수장에 임명했다. 연금시장이 향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비즈니스란 점이 반영됐다. 최 전무는 직전까지 국민은행의 퇴직연금 관리자산를 30조원 이상 끌어올리는 등 탁월한 성과를 낸 바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조직개편에서 자산관리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산관리그룹을 출범했다. 이 과정에서 연금신탁그룹을 자산관리그룹 산하 조직으로 흡수해 효율성을 높였다. 또 기존 연금신탁그룹에 있던 연금사업단과 신탁사업단을 각각 연금사업본부, 신탁사업본부 등 본부로 격상했다. 우리은행도 자산관리그룹에 연금사업본부를 신설했으며, 연금사업본부에는 연금사업부와 연금지원부를 둬 마케팅과 고객 수익률 관리 역량을 강화했다.
 
은행들이 퇴직연금 경쟁력 강화에 잇따라 사활을 거는 것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직접 자산을 운용하는 DC 및 IRP의 급성장에 있다. 이들은 원금보장형 위주의 은행 상품에 염증을 느껴 증권사가 운영하는 퇴직연금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게 내부 시각다. 작년 상반기 기준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은 56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6%나 증가했는데, 은행은 135조원으로 3.6% 느는데 그쳤다.
 
또 6월쯤 디폴트옵션 도입을 앞두면서 운용에 대한 중요성이 더 커졌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지시를 하지 않더라도 금융사가 사전에 미리 정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DC와 IRP에 적용되는데, 정부는 정책 시행으로 퇴직연금의 장기수익률이 높아져 소비자 관심이 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디폴트옵션으로 7%의 수익률이 나는 퇴직연금 상품도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자산관리에 힘을 쓰는 상황에서 퇴직연금이 이 분야 핵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봐 은행들이 힘을 싣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퇴직연금시장 경쟁력 강화에 골몰인 가운데 신한은행이 지난 3월2일 서울 중구에 '퇴직연금 고객관린센터'를 출범했다. 이영종 신한금융그룹 퇴직연금 그룹장(가운데)과 직원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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