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 돌입한 이준석 "거취는 당대표가 결정"
'손학규 모델' 차용한 이준석
재선 모임, 이준석 사퇴 압박…당원 게시판 "물러나라" 성토글
2022-01-05 19:06:56 2022-01-05 21:40:17
[뉴스토마토 민영빈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5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결별을 공식화한 가운데 당 안팎에선 '이준석 책임론'을 들어 당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 대표가 선대위 내홍의 주된 원인이라는 점에서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당대표의 거취는 당대표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서 '어떤 경우에도 자진 사퇴는 안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혀 고려한 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당내 회의에서 당대표 사퇴가 공식 결의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는 "(의원총회에선) 결의권이 없다"고 맞받았다. 당대표 소환 가능성에 대해 이 대표는 "시도별 당원들의 서명을 모아야 하는 정도의 노력과 조직력이면 차라리 우리 후보를 당선시키고 말지, 또 '이준석대책위원회'도 아니고 그걸 왜 하고 있냐"고 되물었다. 이어 "만약 비상대책위원회로 간다고 하면, 그 비대위원장 지명권은 이준석에게 있다"고도 했다.
 
최고위원들이 사퇴를 통해 자신의 거취를 압박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을 위해 그렇게 판단하시는 분이 있다면, 존중해서 제가 또 결원을 채우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고위원들이 줄사퇴해 지도부를 무력화시킨다면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으로 이준석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대응이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이 대표가 '손학규 모델'을 차용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지난 2019년 당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사퇴 요구를 일축하면서 대표 권한으로 의원들을 징계한 일화가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3일 의총에서 일부 의원들이 제기한 대표직 사퇴 요구에 대해 "그들이 손학규한테 단련된 이준석을 모른다"면서 사퇴 의사가 없음을 못박았다. 바른미래당은 손 대표의 사퇴 거부 등 내홍으로 창당 후 3년 만에 소멸됐다.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시민단체 연대가 5일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이준석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서와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스토마토
 
이 대표의 도를 넘는 행태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도 이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김정재 의원은 전날 재선 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권교체를 위해 악영향을 미치거나, 해당 행위를 하는 발언과 행동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제해 줄 것을 결의했다"고 말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도 중진 모임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이 대표가 보여준 최근 궤적은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데 중진들이 공감했다"고 비판했다. 선대위 상임공보특보인 김경진 전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다면 식물 당대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 원로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당 대표가 언론 노출증이 아무리 심하더라도 할 말, 안 할 말이 있다. 대표가 '내부고발'하는 정당이 어찌 온전할 수 있겠나"라며 "대표직을 가진 채 잠적·잠행하고 돌출행동하며 자기 뜻을 관철하는 행태를 보고는 적잖이 실망했다. 기성 정치인을 뺨치는 수법이다. 젊은 꼰대가 따로 없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당원게시판도 이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게시글로 가득찼다. 이들은 선대위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책임을 이 대표에게 물었다. '대표라는 사람이 당을 왜 하루도 거르지 않고 휘젓냐. 당이 당신 소유냐', '당대표 거취는 당대표가 아닌 당원이 결정한다' 등의 성토 글이었다.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도 이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시민단체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이들은 "이준석의 일탈난동은 국민의힘을 파멸로, 정권교체를 물거품으로 몰아가는 원흉이었다"며 "즉각 사퇴하라"고 외쳤다.  
 
다만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그것을 강제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더군다나 지금 대선 전이기 때문에 그런 꼴사나운 모습을 연출해서 국민들의 지탄을 받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무리한 수단으로 어떻게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대위 전면 해체라는 초강수를 둔 윤 후보도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개편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의 거취 문제는 제 소관 밖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이 대표를 다시 찾아가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저나 이 대표나 똑같은 명령을 받은 입장이다. 이 대표께선 대선을 위해 당대표로서의 역할을 잘 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윤 후보의)상황 규정 자체가 잘못됐다"고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그래도 이 대표를 보호하려고 한 거 같다'고 묻자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에게 선거를 도와달라,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취지로 들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란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다만 4선 중진 권영세 의원이 선대본부장으로 합류한다는 소식에 이 대표는 "권 의원과 친분관계가 있고, 2012년 선거에서 같이 일해서 상당히 신뢰가 있다. 권 의원이 새로 개편된 선대위에서 훌륭한 일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권 의원에게 연습문제를 드렸고, 연습문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앞으로 신뢰·협력 관계가 어느 정도 결합도를 갖고 이뤄질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다"고 반색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국민의힘 선대위 내홍과 관련한 책임론에도 자진사퇴는 없다고 못박았다. 윤석열 후보 또한 당대표의 거취는 후보 소관 밖의 일이라며 선거운동을 도와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뉴시스
 
민영빈 기자 0emp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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