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빠진 윤석열…꼭두각시냐 대선포기냐
김종인 체제 수용하면 '꼭두각시' 전락…내치면 촉박한 대선일정으로 선대위 마비
2022-01-04 15:18:46 2022-01-04 16:18:32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쏘아올린 '선대위 전면개편'이라는 초강수에 어떤 대응을 내놓을지를 놓고 장고에 빠졌다. 윤 후보에게 놓인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김 위원장의 극약처방을 수용할지, 아니면 김 위원장마저 내칠 지다. 두 가지 경우의 수 모두 윤 후보에게 타격을 준다는 결말도 윤 후보의 고민을 깊게 만드는 부분이다.
 
우선 윤 후보가 김 위원장이 던진 선대위 전면개편을 수용하는 시나리오가 있다. 김 위원장이 제시한 총괄상황본부 일원화 체제로 가면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 등은 지금보다 견고하고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명실공히 '김종인 원톱' 체제가 굳어진다. 
 
하지만 대통령 후보가 아닌 '연기만 하는 후보'로 전락하는 굴욕을 감내해야 한다. 대통령 후보로서 리더십에도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선대위 전면개편 방침을 밝히면서 "후보가 선대위에서 해주는 대로 연기만 잘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대위 전면개편 방침도 윤 후보와 사전 교감 없이 일방적으로 김 위원장 지휘 하에 진행됐다. 후보 패싱은 물론이고 후보에게 '연기'를 해달라고 주문한 건 김 위원장의 직접 개입을 강화하겠다는 '도발'로 해석됐다.  
 
당장 윤 후보 측에선 "후보 리더십을 무너뜨리는 반란"이라는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왔다. 김용남 상임공보특보는 김 위원장의 선대위 전면개편 통보를 '쿠데타'로 표현했다. 경선 패배 후 외곽에서 연일 훈수를 두고 있는 홍준표 의원도 "얼마나 후보를 깔보고 하는 소리인가"라고 질타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사진/뉴시스
 
김 위원장은 특유의 벼랑끝 전술로 윤 후보를 압박했다. 김 위원장은 4일 중앙당사가 아닌 광화문의 개인 사무실로 출근했다. 선대위 개편이라는 화두를 일방적으로 던진 뒤, 여차 하면 손을 떼겠다는 엄포로 받아들여졌다. 공은 고스란히 윤 후보에게 넘겼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개편과 관련해 "후보 생각이 있으니 아직은 뭐라고 결론을 낼 수가 없다. 후보가 어떤 결심을 하느냐를 기다리고 있다"며 "후보 결심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압박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6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비례대표 공천안에 불만을 품고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쳐 경남 양산에 머물던 문재인 전 대표가 직접 나서 달랜 일화가 있다. 이보다 앞서 2012년에는 박근혜 당시 후보 캠프에서 자신의 경제민주화 정책 실현을 지키지 않는다면서 사의를 표명한 적도 있다.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초강수로 후보를 압박하는 김 위원장의 전술은 이번에도 되풀이됐다. 
 
반면 윤 후보가 김 위원장을 퇴출시키고 후보 중심의 선대위를 꾸리는 방안이 있다. 윤 후보가 직접 전권을 쥐고 선대위 조직을 재정비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후보에게 돌리고,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명분삼아 사실상 '상왕' 노릇을 한다는 윤 후보 측의 불만이 깔린 시나리오다. 언론을 통해 윤 후보가 김 위원장을 내칠 거라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발 공중전도 기승을 부렸다. 
 
하지만 대선을 64일 앞둔 상황에서 윤 후보가 김 위원장을 내치면 선대위 마비는 불보듯 뻔하다. 이는 선거를 치르지 말자는 얘기와도 같다. 윤 후보도 지난달 29일 대구·경북을 찾았을 때 "선거를 두 달 남겨놓고 쇄신하라는 건 선거를 포기하라는 것이다. 악의적 공세"라고 물리적 어려움을 들었다.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정치 신인인 윤 후보가 선대위를 직접 끌고 가기엔 무리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더구나 지지율 급락이라는 위기 사태까지 겹쳤다. 김 위원장의 경륜에 대한 윤 후보의 신임도 여전하다.
 
윤 후보가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윤 후보의 최측근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어떤 선대위 체제가 효율적인 선거운동에 도움이 될지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대위 개편 방향은 오로지 후보가 결정할 문제"라고 후보의 주도권을 강조했다. 모두가 그의 입만 바라보는 가운데 윤 후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뉴시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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