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없는 선대위'로 대선…'깐부' 김종인·이준석도 균열
이준석 "윤석열, 가만히 있으면 이긴다"…제주·여수·순천 돌며 개별행동
2022-01-02 14:31:23 2022-01-02 14:31:23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의 회동에도 불구하고 선대위 복귀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하면서 '이준석 없는 선대위'로 대선을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의 한 식당에서 이 대표와 오찬 회동한 뒤 "(이 대표가)선대위에는 없다"면서 대신 "당대표니까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할 책무가 있고,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후보가 "후보는 후보대로, 당대표는 대표대로 맡은 역할을 잘 해내면 될 일"이라고 말한 것과 맥락이 같다. 이 대표 역시 "입장 변화는 없고, 선대위에 복귀할 생각도 없다"고 했다. 세 사람이 입장을 정리했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과 김기현 원내대표가 물밑에서 이 대표의 복귀를 설득하면서 중재에 나섰으나 빈 손에 그쳤다. 특히 윤 후보를 향한 날선 발언에 대한 자제를 당부했으나, 이 대표는 계속해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공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대선 승리를 위한 대표로서의 조언은 책무'라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2일 MBN 인터뷰에서 선대위 복귀와 관련해 "전혀 합류할 생각이 없다"며 "권한이 없는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은 불명예"라고 말했다. 또 "원래 선대위는 선거 과정 중에 두세 번씩 재구성된다. 지금 해도 된다"며 "선거 열흘 앞두고도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고 기존 인적쇄신론을 고수했다. 이와 관련해 선대위 원톱인 김 위원장은 "헛소리"라고 일축한 바 있다. 한때 '깐부'였던 두 사람 사이의 균열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새해 첫 날을 맞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참배 자리에서도 윤 후보와 냉랭한 기류를 유지했다. 두 사람 간 만남은 이 대표가 지난달 21일 선대위 직책을 내던진 후 처음이었다. 이 대표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복귀 의사를 묻는 질문에 "없다"고 했다. '윤 후보와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딱히 지금으로선 없다"고 짧게 답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선대위를 대표해 국민께 큰절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후에도 이 대표는 윤 후보를 향한 비난성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이 대표는 1일 한 유튜브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윤 후보의 대선 승리 전략과 관련해 "가만히 있으면 이길 것 같다"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윤 후보가 대구·경북을 찾아 보수표심 자극을 위해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언사들을 내놓자, 이에 대한 질타로 풀이됐다. 그는 대선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2030세대가 찍을 후보에 대해 '윤핵관에 포위된 윤석열', '윤핵관을 손절한 윤석열', '허경영' 등 선지 중에 '윤핵관을 손절한 윤석열'을 택했다. 그러면서 "'윤핵관에 포위된 윤석열'이 되면 허경영을 찍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해당 영상 촬영일(지난달 28일)을 기준으로 선대위 사퇴 이후 윤 후보와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김 위원장은 1일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열린 선대위 신년인사 및 전체회의에서 "선대위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최근에 나타난 현상을 보면 매우 위기라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대표의 선대위 이탈과 윤 후보와의 갈등,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허위경력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지지율이 급락한 최근 흐름에 대한 위기의식이었다. 윤 후보는 "부족한 점을 고쳐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구두를 벗고 큰 절을 올렸다. 윤 후보는 선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 "대선을 앞두고 당과 선대위 조직에서 각자의 역할을 최선을 다해서 수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만 답했다. 선대위 내부적으로는 이 대표의 복귀 마지노선을 5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당대표 패싱' 논란으로 당무 거부를 하며 지방을 잠행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제주 4·3 평화공원 위령탑 참배와 여순항쟁이 있었던 여수와 순천 등을 차례로 방문하며 개별행동을 이어갔다. 선대위 신년인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윤 후보 뒤로 김기현 원내대표와 대화하는 이준석 대표가 보인다.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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